의자 0 의자 犬毛 趙源善 하루 온 종일 가장 오랫동안 몸뚱이를 부비며 떼려 해도 지겹게 들러붙는 밀접한 관계 슬쩍 걸치면 덥석 껴안고 빙글빙글 몇 번 돌아 다양한 군상들을 척척 마음대로 찍어내는 마술사 하지만 겉 다르고 속 달라서는 안돼 항상 바르게 깊숙이 궁둥이 들이밀고 허리를 곧추세워 키에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20
난제難題 0 난제難題 犬毛 趙源善 지금 이 시간이 네가 무언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고 지금 너와 마주한 누군가가 네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며 지금 네가 아끼는 것을 나누어 베풀음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저 개미는 과연 그걸 알까? <09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8
폭탄爆彈 0 폭탄爆彈 犬毛 趙源善 신제품新製品출시하면서 나이가 성능性能을 좌우하니 불량품不良品 아니더라도 유효기간有效期間이 경과했으면 완전폐기廢棄 시키라고? 펄펄 끓어 날뛰던 한창 때는 핀 뽑은 수류탄手榴彈이거나 밟은 지뢰地雷였지만 이제는 거의 다 식어져 시들시들 미지근해지니 벌겋게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7
선생先生 0 선생先生 犬毛 趙源善 반드시 두 집을 지어야 산다. 일단 튼튼한 말뚝을 군데군데 똑바로 박아놓아라 기초가 단단해야 벽돌을 차곡차곡 잘 쌓을 수 있으니 한 구석 기울어짐 없도록 해라 어쩌다 축에 걸려도 마음 도사리고 얼른 손을 빼어라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 말고 대충 갈라 쳐서 서로 사이좋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6
우직愚直 0 우직愚直 犬毛 趙源善 열 번 죽어서 열한 번 다시 태어나도 백 번 죽어서 백한 번 다시 태어나도 천 번 죽어서 천한 번 다시 태어나도 눈 한 번 안 돌리고 나는 또 선생先生이 될 것이다. <09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5
연분緣分 0 연분緣分 犬毛 趙源善 지운다고 지워지나 버린다고 버려지나 묻는다고 묻어지나 찢는다고 찢어지나 끊는다고 끊어지나 잊는다고 잊혀지나. 인연이란 제 맘대로 그리 쉽게 대충대충 맺거나 푸는 것이 결코 아니다. <09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4
아카시아 0 아카시아 犬毛 趙源善 못나서 저만 힘든 양 죽고 싶다고 함부로 말 내뱉지 마라. 껍질 울퉁불퉁 가시 삐죽삐죽 옹이 불쑥불쑥 뿌리 꾸불꾸불 아무 쓸모없다 구박받아도 묵묵부답 음지건 양지건 아무데서나 모진 풍파 막무가내로 잘 견디다가 초여름 한 철 금수강산 사방 천지에 뭇사람 홀리는 달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13
수중왕릉水中王陵 0 수중왕릉水中王陵 犬毛 趙源善 죽어 혼魂으로 용龍이 되어 나라를 길이길이 지키겠노라 일천 삼백여 사시사철 거친 파도波濤 속 동해東海에 누우신 문무대왕文武大王의 큰 은혜恩惠에 백골난망白骨難忘 등골이 오싹하다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 금수강산錦繡江山 태평천하太平天下 백의민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09
경주慶州에서 속담俗談을 생각하다 0 경주慶州에서 속담俗談을 생각하다 犬毛 趙源善 어느 왕들은 죽어서도 멋진 비석碑石과 능陵을 즐비하게 남기는데 어느 왕들은 살아서도 이러쿵저러쿵 추잡스런 구설수만 가득하다. <0905>*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08
석굴암石窟庵 본존석불本尊石佛 0 석굴암石窟庵 본존석불本尊石佛 犬毛 趙源善 굴 안에 숨은 게 아니다 굴 안에 갇힌 게 아니다 굴 안에 계신 것이다. 도도히陶陶히 자리한 저 고고孤高 엄숙嚴肅 불가사의不可思議한 자태姿態는 굴 밖 삼라만상森羅萬象을 온통 헤아려 질병과 증오와 고통과 빈곤과 전쟁과 불행과 죽음을 두루두루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9.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