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털 개털 견모 조원선 다 벗고 보니 딱 한 오라기 뿐 훨훨 날아올라 둥둥 뜨다가 슬쩍 비벼보고 찰싹 달라붙어 틈새로 기어 세상 구경도 하고 풍덩 술독에 빠졌다가 아무데나 양지쪽에 자빠져 늘어지게 코골고 밥때 맞추지 않아도 되며 맘껏 울거나 웃어도 되니 참 신난다 너무 가벼운 게 흠이지만 詩 (2021년) 2021.08.10
설교 설교 견모 조원선 산책 중 솜털의 말씀 "여보! 오늘밤에 죽는다생각하고 오늘을 살아. 알았지?" 새겨들어야한다ㅡ "네." 개털의 넙죽 대답 (210808) 詩 (2021년) 2021.08.08
풀만도 못한 놈이 풀만도 못한 놈이 견모 조원선 초장草墻초천草天 인산人山인해人海 자장者墻자천者天 풀이 담을 덮고 하늘을 본다 사람이 하많다보니 웬놈이 담에 올라 감히 하늘을 넘보더라 (210808) 詩 (2021년) 2021.08.08
혼술 혼술 견모 조원선 나혼자 마시는 거 아니다 주거니 받거니 이 놈들 꽤 괜찮다 밀고 당길 줄도 안다 잔 위로 둥둥 떠다니면서 껄껄껄 아주 호탕하다 구름 참 좋은 친구다 詩 (2021년) 2021.08.06
김교수 다녀가다 김교수 다녀가다 견모 조원선 대학시절의 써클후배 김교수. 그는 수원 모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하고 제주이주를 준비중. 지난 봄에 보고 몇달만이다. 집에서 점심나누며 막걸리 한잔. 지난 얘기, 사는 얘기, 살 얘기 주저리주저리. 아쉽게 보내놓고 서재를 뒤져 대학시절의 낡은 공연 팜프렛을 찾아냈다. 1976년 3월. 나 4학년 김교수는 2학년(심리) 때니까 무려 45년전의 구구식 기록물이다. 아, 그립다. 허허허. (210805) 詩 (2021년) 2021.08.05
무지개 무지개 견모 조원선 하늘이 하얀 구름이불 펴주면 뿅뿅뿅 날아올라 몸바쳐 칠층탑을 쌓지만 아름다운 꿈은 순식간이야 와르르 무너져내리면 빨주노초파남보 제각각 지랄발광색깔질 흑색 난리통이지 새까만 세상 (210805) 詩 (2021년) 2021.08.05
오리무중 오리무중 견모 조원선 이놈이냐 저놈이냐 이년이냐 저년이냐 이놈도 저놈도 다 그놈이고 이년도 저년도 다 그년이야 그년놈들 뱃속 누구도 몰라 (210804) 詩 (2021년) 2021.08.04
색 색 견모 조원선 진짜포근하다.정말따듯하다.참예쁘다.엄청좋다.바로엄마품이다.그러나몇년전모종의사건이후로완전정나미가떨어져서보기만하면머리가지끈지끈아프다.이제는정말지워버리고수렁에서헤어나고싶다.오늘정원의화단에활짝핀닥풀꽃을보면서문득감정이살아나기시작한다.생각을바꾸자.그래상징이문제다.색이무슨죄란말이냐.나는이제부터오로지꽃만생각하며다시옛날로돌아가기로한다.속이후련하다.아아난네가좋다.널사랑한다노랑아.노랑만세.우리나라만세. (210803) 詩 (2021년) 2021.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