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강력한 수면제 ㅡ 외손자

강력한 수면제 ㅡ 외손자 견모 조원선 아침일찍 외손자 공항배웅하고 돌아오는데 빗방울 떨어진다. 둥이산책 반쪽짜리로 줄이고 유기견 예삐 밥주러 얼른 다녀오고 비설거지 재빨리 마치고 늦은 아침 먹는데 꾸벅 졸리기 시작. 겨우 먹고 외손자가 사다준 할비간식과자 해체(다 섞어놓고 먹는 내 방식)하고 누웠다. 할미는 벌써 뻗어 잠들었다. 나도 눈꺼풀이 막 내려앉는다. 실컷 자야지. 외손자와의 3박4일이 강력한 수면제다. 허허허. (200718)

詩 (2020년) 2020.07.18

얘와 쟤

얘와 쟤 犬毛 趙源善 귀는 팔랑귀 입은 돼지입 손은 파리손 발은 오리발 얼굴은 각설이얼굴 맘은 참새맘 짓거리는 푼수짓거리 대가리는 골텅빈대가리 아무런 생각이 없다 정말 한심하다 귀는 쇠귀 입은 거머리입 손은 갈쿠리손 발은 문어발 얼굴은 카멜레온얼굴 맘은 악어맘 짓거리는 악마짓거리 대가리는 꽉찬돌대가리 오로지 낙원 생각 뿐이다 정말 끔찍하다 얘야 쟤야 어화둥둥 뿡하면 짝하고 짝하면 뿡하면서 둘이 놀고 자빠졌다 우리는 염병땜시 조지고 있는데 (20.05)

詩 (2020년) 2020.07.17

외손자 맞을 준비

외손자 맞을 준비 견모 조원선 딸과 사위와 외손자가 내일 오후 늦게 도착한다고. 어제는 아들이 보낸 태양전지 줄전구반짝등을 그늘막에 늘어뜨려 설치하여 시운전했고. 오늘은 수리 끝내고 칠까지 마친 대형그네의자를 잔디밭에 설치했다. 손자놈이 아마 좋아할 게다. 아내는 이방저방 청소하고 반찬도 만들고 정신이 없다. 오래 사용하지않은 손님방이 퀴퀴한 냄새가 난다나. 좋아서 저러다가 외손자 며칠 놀다가면 또 생병날까 겁난다. 슬쩍 일 벌렸다. 창고에 선반 하나 뚝딱 만들었다. 모양새는 없지만 3단으로 튼튼하다. 창고가 아주 넓어졌다. 이래서 슬그머니 막걸리 한 잔 했다. 허허허. 자, 어서 내일이 되어야 ㅡ 200714.

詩 (2020년) 2020.07.14

외팔이

외팔이 견모 조원선 오른팔이주제넘게까불거리며촉새짓하다가손목이부러졌다.늘오른팔에밀리던왼팔이신바람나서완장차고시계차고이빨닦고세수하고먹고마시고놀고악악대고돈뿌리고칼질하고못때려박고패대기치고짓밟고띵까띵까기고만장미쳐날뛰더니아예오른손목을쌍둥잘라버렸다.이쭉정이바보팔불출병신쪼다놈아.남은평생을외팔이로살아야한다는걸모르느냐. (2007)

詩 (2020년) 2020.07.14

빙글빙글

빙글빙글 견모 조원선 여차하면이름법을만들고 저차하면슬쩍덮어버리고 여차하면무조건잡아넣고 저차하면입씻고딴데보고 여차하면감싸고끌어안고 저차하면벌떼같이쑤시고 여차하면눈감고딴청피고 저차하면죽여묻어버리고 여차하면춤추고노래하고 저차하면목놓아흐느끼고 여차저차때에따라다르다 여차저차코끼리코돌린다 여차저차어지러워미친다 여차저차사람말려죽인다 여차저차평등낙원만만세 (2007)

詩 (2020년) 2020.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