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최신 구구단

최신 구구단 견모 조원선 껌 한통 오백원인데 세통에는 천원이란다 물 한병 오백원인데 세병에는 천원이란다 턱 빠지게 껌 씹고 배 터지게 물 마시고 더불어 잘 들 노는구나 군침이나 삼키고 헛물배 채웠으면 입은 꾹 다물라는 데 내일 장맛비 천원어치 온다는 공영방송 일기예보다 오백원어치의 세배로군 새로운 셈법을 어서 익혀야 한다 입마개 세개는 얼마일까 (2006)

詩 (2020년) 2020.06.28

궁상떨기

궁상떨기 犬毛 趙源善 오늘은 바람이 불어서 아주 시원하다. 창문을 다 열어놓고 팬티만 입고는 거실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큰대자로 누워 빈둥거린다. 퍼뜩, 이대로 영영 눈을 감는 경우를 생각한다. 내 몸의 주머니(구멍 몇 개)들을 메우려면 그게 숫자로 얼마나 될까? 나는 벌떡 일어나 얼른 대략 쌀 한 공기를 소반 위에 흩어놓고 한 알씩 열심히 헤아리기 시작한다. “저 영감탱이 대낮에 훌러덩 벗은 채 또 무슨 해괴한 짓거리를 하시나?” 아내가 중얼거린다.

詩 (2020년) 2020.06.26

전술전략

전술전략 견모 조원선 아내가 나에게 "성질 더러운 바보 온달"이란다 막걸리 안주는 김치와 돼지고기면 족하다 왜 젓가락질 귀찮은 조기구이나 갈치조림을 쳐다보겠는가 시치미떼고 안 먹으면 살 발라 먹여주는 아내가 있는데 난 탄금대 배수진도 알고 인천 상륙작전도 안다 개뿔도 모르는 놈들 진짜 답답하다 돌대가리다 쇠대가리다 이리하여 나는 바보 온달같은, 그러나 사실은 아주 영리한 개털인 것이다 (200623)

詩 (2020년) 2020.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