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러라
犬毛 趙源善
무슨 일이든 모름지기 먼저 시작해 놓고 봐야 해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며 재보다가는
평생 있는 거기서 우물쭈물 머무르게 되는 거야
그녀가 정말 맘에 쏙 드는데 뭔가 좀 여의치 않게 꽁무니 빼면
앞뒤 가릴 것 없이 안다리걸기로 퍽 해치워야지
때로는 똥배짱 억지로라도 불쑥 판을 벌려야 해
뒤처리는 다 그럭저럭 마무리되게 마련이고
그래야 평생 후회 안하지
따듯한 아랫목이 사람을 부둥켜 잡는 게야
애비를 봐라
행복이란 보물은 땅속 저 깊이 숨어있어서
손톱 끝에 흙 잔뜩 묻히고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삽질하는 사람만이
줄줄이 캐내는 법
세상에 네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힘이 좀 들 뿐이지
아들아
저질러라
일단은 무조건 저질러라
온 몸의 모든 털이 곤두서야 네 최선의 집념과 능력이 활활 솟아나오고
그리하여 외나무다리 건너 외길 외줄 잡고 거침없이 끈히 오르면
결국
네 앞에
하얀 구름바다가 고요하게 몽땅 엎드릴 것이라.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