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저질러라

犬毛 - 개털 2008. 2. 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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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러라

犬毛 趙源善



무슨 일이든 모름지기 먼저 시작해 놓고 봐야 해

이리저리 갸우뚱거리며 재보다가는

평생 있는 거기서 우물쭈물 머무르게 되는 거야

그녀가 정말 맘에 쏙 드는데 뭔가 좀 여의치 않게 꽁무니 빼면

앞뒤 가릴 것 없이 안다리걸기로 퍽 해치워야지

때로는 똥배짱 억지로라도 불쑥 판을 벌려야 해

뒤처리는 다 그럭저럭 마무리되게 마련이고

그래야 평생 후회 안하지

따듯한 아랫목이 사람을 부둥켜 잡는 게야

애비를 봐라

행복이란 보물은 땅속 저 깊이 숨어있어서

손톱 끝에 흙 잔뜩 묻히고 땀 뻘뻘 흘리며 열심히 삽질하는 사람만이

줄줄이 캐내는 법

세상에 네가 못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힘이 좀 들 뿐이지

아들아 

저질러라

일단은 무조건 저질러라

온 몸의 모든 털이 곤두서야 네 최선의 집념과 능력이 활활 솟아나오고

그리하여 외나무다리 건너 외길 외줄 잡고 거침없이 끈히 오르면

결국 

네 앞에

하얀 구름바다가 고요하게 몽땅 엎드릴 것이라.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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