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버려두시게
犬毛 趙源善
내 돈 오천 원을 내고 먹는 점심 남 먹는 걸 따라 먹을 필요 있나?
은근슬쩍 같은 걸 권하는 종업원에게 손님이 휘둘릴 이유 있나?
난 절대 그렇게 못해.
글이 그렇다
내 눈으로 보고 내가 생각해서 내 느낌을 내가 하고픈 말로 내가 쓰고 싶은 때 내 손으로
쓰면 그걸로 그만이지, 뭔 구색을 맞추거나 누구 눈치를 보면서 요새 유행이 어떻고 추세가
이러하고 또 뭐가 어쩌고저쩌고 이거야말로 웃기는 짬뽕이다
아 아! -
난 절대 그렇게 못해.
입은 먹기만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말하기 위해서 있으며 그 말을 적어놓은 게 바로 글이라
입이 있으면 말을 해라 말을!
올곧은 옹고집이라도 있어야지
난 항상 이렇게 내 멋대로 자유롭게 산다.
내 풍선 같은 삶이 중력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한, 이렇게 사는 나를 말리지 마시라.
이렇게 퍼 마시며
이렇게 쏘다니고
이렇게 악악 떠들며
이렇게 쓰고
그러다가
이렇게 죽도록 그냥 내버려두시게.
<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