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그이

犬毛 - 개털 2006. 12.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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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 

犬毛/趙源善



좀 힘든 때도 있었지만

잘나가던 우리 그이가 어찌어찌 성공 했어요

사장되더니만 돈 좀 주물럭거리면서

휘딱 뭔가 달라지데요

요즘은

아예 이상한 정도를 넘어 섰어요

이러니저러니 말도 안 되는 억지이유를 붙여

쳐다보지도 않는 곳에다

되지도 않는 시비를

이리 뒤집고 또 금방 저리 뒤집으며 제멋대로 걸어댑니다

어린아이 생떼 쓰는 거 하곤 다르지요

아직 치매올 나이도 아니거든요

이건 아니에요 정말

처음엔 힘들어 그러려니 애처롭고 딱해서 이해하려 했는데

번번이 사고 뻥뻥 터지는데 아무도 못 말리는 거 에요

이제는 “늑대가 나타났다!” 북을 두드려도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으니

저 혼자 중얼중얼 고래고래 닥치는 대로 아무데나 주먹질하고 발길질하고

바야흐로 완전히 제정신이 아닌 것 같습니다

돌아버리겠어요

하루 이틀도 아니고 황당무계한 뒤치다꺼리에 제가 미칠 지경입니다

이젠 질려버렸습니다

욕바가지에 쥐어 패고 발로 차 내치고 싶을 정도랍니다

그이의 정신건강에 질환이 의심 됩니다

더 이상 망설일 때가 아니지요

결단이 필요 합니다

종합병원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 했습니다

이거 큰일 났어요

그이 증세는 이미 중증을 넘어선 이상으로

격리수용하여 장기요양하면서 약물 및 심리 병행치료가 필요하다나요

외고집성 마이동풍 좌불안석 상황판단 불가에 자폐증세까지 겹친 종합이상심리증이라니

아 아

회사는 벌써 난장판이 되어 말아먹기 직전이고 

눈앞이 캄캄 합니다

진짜로 제 뇌혈관이 터져 나자빠질 것 같습니다

도대체 저는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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