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0 밥상 犬毛/趙源善 두부가 이불 가지런히 문드러진 콩 덩어리와 같이 된장찌개 속에서 벌거벗은 4월의 자유自由처럼 부글부글 들끓을 때 맛보기로 간장종지에 동동 뜬 팅팅 불은 밥알하나가 견지낚시에 매달린 구더기껍질 하얀 가로무늬로 픽 웃었다 무언지 모르지만 제발 한번만 더 보게 해 달라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25
똘똘이와 찍찍이와 쏙쏙이 0 똘똘이와 찍찍이와 쏙쏙이 犬毛/趙源善 나는종종말도안되는이상한의문에사로잡힌다.그것이별것도아닌꽤우스운,어찌 보면좀모자란짓인것같기도하지만한편내생각이아주틀린건아니고누가내게나 무랄것도없으니하여튼나는내맘대로재미있게웃으며산다.이게뭔소린가하면예 를들어왜개짖는소리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06
징조徵兆 0 징조徵兆 犬毛/趙源善 나의 대여정책對女政策이 바야흐로 혼선混線을 빚기 시작하여 새로운 작전作戰을 세워야겠다. 이제 와서 아내이외의 사람(?)이 반짝 반짝 새롭게 보이는 것은 무슨 까닭이며 그 냄새마저 향기香氣로운 것은 어떤 이유理由란 말인가? 어이하여 눈이 화들짝 떠지고 왜 가슴이 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27
블랙 홀 0 블랙 홀 犬毛/趙源善 어느 구리 구리한 날 - (남들이 노는 토요일이라 부르는) 아무도 모르는 오로지 나만의 공간空間과 차원次元을 가지고 싶어 궁리窮理 끝에 엄청난 짓을 저지릅니다. 벽시계의 얼굴에서 흔하디흔한 1부터 12까지의 눈알들을 다 파내고 시침 분침 초침까지 거들먹거리는 터럭들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21
향香 0 향香 犬毛/趙源善 잠 중에 무심결 묘한 냄새를 접接하다 눈 뜨기 싫고 몸 꼼짝하기도 싫어 나는 이것이 과연 무슨 향香일까 몽상실험夢想實驗에 들어간다. 1.목마른 대지를 촉촉한 설렘으로 물오르게 하는 봄의 아릿한 춘향春香 ? - 아니다 2.엘리베이터 안 긴 머리 가슴 큰 처녀의 싱그러운 사과 맛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17
탈옥脫獄 0 탈옥脫獄 犬毛/趙源善 허기를 채우려고 기웃거리다가 그만 냉장고에 풍덩 빠졌다 그 속에 돌돌 말려 쪼그려 앉았다 코앞의 이상한 냄새를 쫓으려 양말을 쉽게 벗었다 아주 시원하다 잠시 생각 끝에 다 벗어치우기로 결심한다 나는 족쇄 같은 공간에서 애써 옷을 벗으며 진땀을 흘린다 오른팔을 빼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14
눈가림 0 눈가림 犬毛/趙源善 누군가 분홍 보자기를 겹겹이 접어 꽁꽁 뭉쳐 테이프로 마무리까지 지어 흘렸다. 테이프를 조심스레 뜯었다 꽤 보드라워 촉감이 좋다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기고 또 한 겹을 벗..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08
불면不眠 0 불면不眠 犬毛/趙源善 기다릴 수밖에. 자칭 평화平和란 놈이 아랫녘 하늘 어딘가를 후비고 전파로 날아와 제법 의젓하게 파업하는 무서운 전깃줄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혼자 물구나무 서 있다 그 놈 밑구멍이 자못 궁금해 까치발 서서 돋보기너머로 가랑이사이 더듬어 보는데 후두 둑 제 맘 내키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3.03
안개 0 안개 犬毛/趙源善 대지大地를 가볍게 타고 앉아 팔방八方으로 숨통 조이는 물 먹은 하얀 솜이불 허둥거리지 마 먼저 눈부터 감아라! 폐쇄공포閉鎖恐怖로부터 벗어나려 안간힘쓰는 크게 숨 들이마신 가슴 한 구석 거기 아주 조그만 구멍 하나 뚫고 거대한 모래시계처럼 쉼도 없이 흘러내리는 하늘의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2.14
혼자 놀기 0 혼자 놀기 犬毛/趙源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얼굴이 싫어지기 시작하더니 의식意識속의 거울이 박살나던 날 나 자신 나를 따돌림 한다는 게 치명적致命的이라는 걸 잊었다. 얼굴을 주물러 제 맘대로 반죽하는 연기演技놀이는 꽤 재미있다 처음에는. 주기적週期的으로 껌벅 붕붕거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