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혼자 놀기

犬毛 - 개털 2006. 1. 5. 21:52

 

0

 

혼자 놀기

犬毛/趙源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얼굴이 싫어지기 시작하더니

의식意識속의 거울이 박살나던 날

나 자신 나를 따돌림 한다는 게 치명적致命的이라는 걸 잊었다.


얼굴을 주물러 제 맘대로 반죽하는 연기演技놀이는 꽤 재미있다 처음에는.


주기적週期的으로 껌벅 붕붕거리는 형광螢光등빛이 아주 차갑게

무대舞臺 한구석 골방을 각광脚光으로 내리찍으면

나는 일인무언극一人無言劇의 독불장군獨不將軍이 되고

현란絢爛한 손놀림   

도입導入의 이 어지럼은 선천적으로 배배꼬여 망가진 세반고리관이 그 이유요 

전개展開의 이 재채기는 몸 구석구석에 지긋지긋한 진드기 놈들을 먹여 키우는 때문이요

갈등葛藤의 이 딸꾹질은 불은라면과 맹독화학소주와 저질담배의 단일 메뉴가 그 까닭이며

절정絶頂의 이 뒤틀림은 일시에 동서남북 사방의 벽과 위 천정이 허물어지는 발작이니

결말結末은 칠순七旬의 자위自慰 먼 끝처럼 괴괴하다.


귀耳 코鼻 입口 눈目

내 반죽은

날마다

얼굴이 없다.

<06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흔적  (0) 2006.01.09
캠페인?  (0) 2006.01.07
*탈춤  (0) 2006.01.05
새벽  (0) 2006.01.04
일회용 면도기  (0) 2006.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