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
犬毛/趙源善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내 얼굴이 싫어지기 시작하더니
의식意識속의 거울이 박살나던 날
나 자신 나를 따돌림 한다는 게 치명적致命的이라는 걸 잊었다.
얼굴을 주물러 제 맘대로 반죽하는 연기演技놀이는 꽤 재미있다 처음에는.
주기적週期的으로 껌벅 붕붕거리는 형광螢光등빛이 아주 차갑게
무대舞臺 한구석 골방을 각광脚光으로 내리찍으면
나는 일인무언극一人無言劇의 독불장군獨不將軍이 되고
현란絢爛한 손놀림
도입導入의 이 어지럼은 선천적으로 배배꼬여 망가진 세반고리관이 그 이유요
전개展開의 이 재채기는 몸 구석구석에 지긋지긋한 진드기 놈들을 먹여 키우는 때문이요
갈등葛藤의 이 딸꾹질은 불은라면과 맹독화학소주와 저질담배의 단일 메뉴가 그 까닭이며
절정絶頂의 이 뒤틀림은 일시에 동서남북 사방의 벽과 위 천정이 허물어지는 발작이니
결말結末은 칠순七旬의 자위自慰 먼 끝처럼 괴괴하다.
귀耳 코鼻 입口 눈目
내 반죽은
날마다
얼굴이 없다.
<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