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향香

犬毛 - 개털 2006. 3. 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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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香

犬毛/趙源善



잠 중에 무심결 묘한 냄새를 접接하다

눈 뜨기 싫고

몸 꼼짝하기도 싫어

나는 

이것이 과연 무슨 향香일까 몽상실험夢想實驗에 들어간다.


1.목마른 대지를 촉촉한 설렘으로 물오르게 하는 봄의 아릿한 춘향春香 ? - 아니다 

2.엘리베이터 안 긴 머리 가슴 큰 처녀의 싱그러운 사과 맛 상큼한 분향粉香 ? - 아니다

3.노랗게 진액 우러난 정력보신용 산 더덕 술 뒤통수 찌르는 짜릿한 주향酒香 ? - 아니다

4.부어라 마셔라 폭탄 맞아 뱃속 까뒤집어 내뱉은 찌꺼기의 시큼한 토향吐香 ? - 아니다

5.토끼 방아 찧는 달나라 표標 수정과 뒷맛으로 톡 쏘는 계피향桂皮香 ? - 아니다

6.아내의 약간 밋밋하면서도 은근히 배릿한 육향肉香 ? - 아니다

7.할머님의 쭈글쭈글 투박한 손맛 깊숙이 배인 짭짤 텁텁한 장향醬香 ? - 아니다

8.누에고치 하얀 비단 이불 속 번데기 꿈틀꿈틀 자글자글 고소한 충향蟲香 ? - 아니다

9.가마니 둘러 두엄 밭에 썩혀 고리타분한 가오리 목구멍 화끈한 어향魚香 ? - 아니다


일치결과一致結果를 찾지 못한 나는 결국 실험에 실패失敗한다

어쩔 도리道理없이 눈을 뜨는 데

아 하

네 활개 친 강아지 꼬리아래 구린 뒷구멍이

바로 코앞에 있다.


골든 벨純金鐘의 고개가 너무나 높다.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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