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자가당착自家撞着

犬毛 - 개털 2006. 9. 20. 00:55

 

0

 

자가당착自家撞着

犬毛/趙源善



분명히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어

늘 내 뒤통수가 서늘한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비웃고 있어

항상 내 귀가 근지러운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짓밟고 있어

언제나 내 가슴이 뻐근한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미행하고 있어

매번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어

밤마다 내 이마에 화살이 꽂히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속이고 있어

이때까지 속지 않고 살았다는 확신이 안서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은 절대 나를 속이지 않았거든.


나를 노리고 나를 비웃고 나를 짓밟고 나를 미행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속인 것은 바로

나였다

기어이.

<06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인이여  (0) 2006.09.21
  (0) 2006.09.20
환갑還甲 노老 이장里長  (0) 2006.09.19
*출세  (0) 2006.09.18
시치미  (0) 200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