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당착自家撞着
犬毛/趙源善
분명히
누군가 나를 노리고 있어
늘 내 뒤통수가 서늘한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비웃고 있어
항상 내 귀가 근지러운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짓밟고 있어
언제나 내 가슴이 뻐근한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미행하고 있어
매번 내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나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사랑하고 있어
밤마다 내 이마에 화살이 꽂히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이 나를 속이지는 않는데
분명히
누군가 나를 속이고 있어
이때까지 속지 않고 살았다는 확신이 안서는 걸 보면 알지
생활은 절대 나를 속이지 않았거든.
나를 노리고 나를 비웃고 나를 짓밟고 나를 미행하고 나를 사랑하고
나를 속인 것은 바로
나였다
기어이.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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