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0 돌탑 犬毛/趙源善 내 마음 속 겨우 땅 한 뙈기에 이리쿵저리쿵 울근불근 삐뚤빼뚤 한개 씩 한개 씩 얹어서 앙분怏忿풀이로 쌓은 돌탑 산더미같이 너무 높아져 앞이 캄캄하다. 아 아 저 놈을 어서 헐어버리고 두 눈을 크게 뜨는 거야 환한 세상이 그립고 또 보고파 참 어리석게도 살았다고 중얼거리며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4
*인정認定 0 인정認定 犬毛/趙源善 어젯밤 열두시 이십분에 만취漫醉하여 들어왔더니 아내가 날더러 미친 놈 이래요. 맞아요.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4
*고려장 0 고려장高麗葬 犬毛/趙源善 쥐뿔도 아닌 걸 글줄이랍시고 너스레떨다가 덜커덕 목구멍에 걸려 생각해 본다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제 꼴리는 대로 미친 듯이 짖어대며 어느 누구도 못 말리는 지랄발광으로 뭔 맛도 모르면서 펄펄 날치는 눈 뒤집힌 하룻강아지라고 아 하 그렇다 정말로 아무짝에 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8
*달 0 달 犬毛/趙源善 어제는 밤새 앙앙거리더니 오늘은 또 밤새 해해거린다. 달은 내 마음속에 산다.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8
*믿습니까? 0 믿습니까? 犬毛/趙源善 ‘아멘!’ 부럽다 정말 문제는, 거짓 대답은 못한다는 사실 여기가 누구 앞이라고 감히 비록 지은 죄에 관한 한 다 용서해 주시리라 천연덕스레 믿지만 도저히, 앞으로 내가 행하기 불가능한 말씀에 분명히 ‘아멘!’으로 나는 화답치 못한다. 다행히, 나 자신이 좀 언짢기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1
*고독孤獨 0 고독孤獨 犬毛/趙源善 모기 한마리가 머리맡에서 핵실험을 예고하는 군요 열한 시 사십사 분 참으로 이상한 밤 입니다 나는 놀이터에서 붙박이 가로등이 솜씨 좋게 그린 죽은 벽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무도 몰래 연거푸 네 대의 담배연기를 비행시켜봅니다 사십 사번 흔들린 그네에서 더 이상 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1
일등 0 일등 犬毛/趙源善 나는 맨 날 일등만 해 무얼 해도 일등이야 한번도 일등을 놓쳐본 적 없어 아무도 못 말리는 일등이라니까 나는 언제 어디서나 좌우지간 일등이라고 정말 대단한 거야 그치? 있잖아 난 남들은 안중에 없어 쯧쯧쯧 뭐든지 나 혼자서만 하거든 히히히 꼴찌의 존재를 모르고 사는 거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6
거저 살이 0 거저 살이 犬毛/趙源善 좌판에 던져진 자루 속 참 빽빽하다. 막걸리 세통 꾸역꾸역 말라붙은 쉰 김치 한 통 이 구석 - 웬만한 욕지거리 열 마디 저 구석 - 빳빳한 똥배짱 한 타래 위로 - 뱅글뱅글 잘도 도는 맷돌 같은 돌대가리 하나 아래로 - 한번도 안 닦은 찌그러진 통 구두 한 켤레 이 귀퉁이 - 웬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3
자맥질 0 자맥질 犬毛/趙源善 내가 밥 먹는 게 꼭 살을 붙이려 함은 아니요 내가 글 쓰는 게 꼭 뉘 앞에 으스대려 함이 아니요 내가 술 마시는 게 꼭 취하려 함은 아니요 내가 산 오르는 게 꼭 자리를 무조건 위로 옮김이 아니요 내가 밤새도록 우는 게 꼭 온통 서러워 슬퍼함은 아니요 내가 눈을 감고 있는 게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5
꿀꺽 0 꿀꺽 犬毛/趙源善 도르르 말린 돼지 껍데기를 질겅거리다가 문득 벽 가운데 기둥에 못 박힌 벌거벗은 달력이 걸친 윤 자르르 흐르는 몽실한 모피코트를 슬쩍 술잔에 동동 띄워봅니다. 말이 그러하더이다. 미운 놈이 중얼거리면 공연히 개 짖는 소리고요 누가 읊으시면 옥쟁반에 구르는 지당하신 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