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꿀꺽

犬毛 - 개털 2006. 10. 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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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犬毛/趙源善



도르르 말린 돼지 껍데기를 질겅거리다가

문득

벽 가운데 기둥에 못 박힌

벌거벗은 달력이 걸친 윤 자르르 흐르는 몽실한 모피코트를

슬쩍 

술잔에 동동 띄워봅니다.


말이 그러하더이다.

미운 놈이 중얼거리면 공연히 개 짖는 소리고요

누가 읊으시면 옥쟁반에 구르는 지당하신 말씀이라고

밥이 또 그러하더이다.

사촌이 먹는 건 그저 이밥이고요

누가 자시는 건 임금님 표 특 상품 진미 햅쌀밥이라고

피마저 그러하더이다.

차바퀴에 끼어 부러진 뒷다리를 버둥거리는 들 고양이는 흔하디흔한 O 형이고요

텃밭 홀랑 뒤집고 꿀통까지 쑤셔먹는 곰은 귀하디귀한 R H (-) 형이라고

글도 그러하더이다.

돈도 그러하더이다.

힘도 그러하더이다.

죄도 또한 그러하더이다.

복까지도 그러하더이다.


아 아 그렇지만, 그게 다 팔자 아니겠습니까?

그냥 툭툭 털고 살아야지요 뭐

자 몽실하게 한잔하시고

또 질겅이나 합시다.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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