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고독孤獨

犬毛 - 개털 2006. 11. 1. 01:20

 

0

 

고독孤獨

犬毛/趙源善



모기 한마리가 머리맡에서 핵실험을 예고하는 군요

열한 시 사십사 분

참으로 이상한 밤 입니다

나는 놀이터에서 붙박이 가로등이 솜씨 좋게 그린 죽은 벽화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무도 몰래 

연거푸 네 대의 담배연기를 비행시켜봅니다

사십 사번 흔들린 그네에서 더 이상 긴 다리를 들기가 힘들어 그만 멈추고

문득 발이 시려

그제야 맨발임을 알았습니다

비록 낙엽에게서 '훌쩍거리며 불장난하지 말라'고 핀잔을 네 번이나 받았지만

아주 오랜만에

나 혼자였다는 사실이 반갑습니다

그도 잠시 문득

내 어깨에 메워진 이 무거운 짐이

시름시름 십일월의 첫걸음임을 또 알았습니다.

이제 나는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오늘을 위해

성냥갑 속에 모가지 꼿꼿이 하여 팔다리 네 개 가지런히 잠시 누워야만 합니다.


고독孤獨을 잊을 수 있는 시간이길 진정 원합니다.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믿습니까?  (0) 2006.11.01
*가져가세요  (0) 2006.11.01
*실리주의 實利主義  (0) 2006.10.31
*종소리  (0) 2006.10.31
*겨울귀신  (0) 2006.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