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 0 술김 犬毛/趙源善 밤새 그렇게도 도도하고 당당하고 엄청나게 똑똑 한 체 길길이 날뛰더니 아침에 골이 텅 빈 진짜 한심한 놈 미친.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3
*쓸쓸 0 쓸쓸 犬毛/趙源善 나는 쓸쓸해도 싸다 고모집 술상위에 거꾸로 꼽힌 79개의 젓가락을 세도 싸다 술로 절여진 삼십년이 섭섭한 오늘도 싸다 오십년을 그렇게 살았다 해도 싸다 나를 더욱 우습게보셔도 싸다 출근길이 흔들거려도 싸다 이러다 죽거나 말거나 싸다 썩은 냄새가 나도 싸다 늘 혼자인 것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3
찝찝 0 찝찝 犬毛/趙源善 그리 말라 했거늘 땡감 냉큼 한 입 베물어 떫거든 침이나 뱉지 말아야지 그 놈 하는 짓거리 못마땅한 달님 심사心思 이지러지는 바람에 애먼 감나무 벌건 홍두깨 시리아 처녀處女 문전門前만 더럽혔나보다 오줌발 세면 뭐해 뒤끝이 시원해야지.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2
꿀꺽 0 꿀꺽 犬毛/趙源善 도르르 말린 돼지 껍데기를 질겅거리다가 문득 벽 가운데 기둥에 못 박힌 벌거벗은 달력이 걸친 윤 자르르 흐르는 몽실한 모피코트를 슬쩍 술잔에 동동 띄워봅니다. 말이 그러하더이다. 미운 놈이 중얼거리면 공연히 개 짖는 소리고요 누가 읊으시면 옥쟁반에 구르는 지당하신 말..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1
까닭 0 까닭 犬毛/趙源善 더워? 추워서? 대머리라? 흉터 때문에? 그럼 모양다리? 아니다 다 아니다. 솔직히 크기만 하고 속은 텅 빈 내 대가리가 정말로 부끄러워서다 이게 내가 모자를 쓰는 까닭이다.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0
엘리베이터 0 엘리베이터 犬毛/趙源善 공포의 시간은 언제나 똑같이 마치 괴테처럼 엄숙히 나를 고문 한다 어젯밤 근근이 달아올랐던 낡은 육신도 길게 나자빠진 채 물컹물컹 무소식이다 부릉부릉 떨며 나직한 목소리로 이불속 내 영혼을 잡아당겨 억지로 자리끼를 먹이는 저놈은 내가 손수 길들여놓은 치밀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0
뻥 0 뻥 犬毛/趙源善 뭔가 터지긴 터진 모양인데 내 배가 터진 건지 네 배가 터진 건지 생판 모르는 뉘 배가 터진 건지 도대체 누가 아파야 하는 건지 사방에 구시렁구시렁 말로만 무당춤 신나게 추고 푸닥거리 비싼 값은 과연 누가 치루는 건지 어떤 놈이 진짜 귀신인지 도통 모르겠으니 돌리고- 돌리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09
*순종 0 순종順從 犬毛/趙源善 내 너희에게 강요强要하리니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다 내가 준 것이라 남김없이 내게 다시 바치고 네 숨이 붙어있는 마지막 순간瞬間까지 무한無限히 내게 감사感謝하며 절대적絶對的으로 나만을 무조건無條件 사랑하라.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08
프로그램 0 프로그램 犬毛/趙源善 명절이라이래저래꽤나시끌벅적한데큰 일치루고애어른모두다모여추석특별편 성프로그램이라나세금처럼보는값따박 따박거둬가는대단한텔레비전을본다이 리돌리고저리돌려봐도국영민영할것없 이다똑같이뭔잡수작에요상한짓거리만 하는지봐서남을게하나도없으니보다못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08
*매력 0 매력魅力 犬毛/趙源善 쭉 찢어진 눈과 불뚝 솟은 우람한 주먹코와 벌러덩 두툼한 입술 까무잡잡한 피부에 적당히 나온 배와 불끈 솟은 알통 뒤집어 신은 양말과 간간이 호탕한 웃음 그리고 무심한 눈길 묵묵한 술잔. 지겨운 남편.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