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0 일등 犬毛/趙源善 나는 맨 날 일등만 해 무얼 해도 일등이야 한번도 일등을 놓쳐본 적 없어 아무도 못 말리는 일등이라니까 나는 언제 어디서나 좌우지간 일등이라고 정말 대단한 거야 그치? 있잖아 난 남들은 안중에 없어 쯧쯧쯧 뭐든지 나 혼자서만 하거든 히히히 꼴찌의 존재를 모르고 사는 거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6
꼬라지 0 꼬라지 犬毛/趙源善 스물여섯백수딸년노는꼴보기가안쓰러워유학이라도가려므나했더니 덜컥어려서치열교정하다망가진턱관절이나그돈으로깍아달라조른다 생각끝에허락해주어제어미가바로데려가엊저녁다섯시간수술했다고 오늘로퇴원한다하여데릴러가니모가지위에하얀배구공하나얹혀있다 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5
*귀띔 0 귀띔 犬毛/趙源善 아주 지체肢體 높으신 대단한 분이 분위기 아주 그럴 듯한 고상高尙한 자리에서 아주 점잖게 침 발라가며 생거짓말을 줄줄 늘어놓으면 거의 진실眞實이나 아주 다름없지요. 그런데 그거 아주 오랜 옛날 얘기에요 요즘은 그 씨부렁거리는 순간瞬間에 바로 코피 터져요. 아셨죠? <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5
*늘그막 사랑 0 늘그막 사랑 犬毛/趙源善 아낌없이 펑펑 듬뿍듬뿍 퍼주던 시절은 이미 물 건너 저편이야 어느덧 내게 남은 사랑항아리 바닥이 훤히 보이니 어쩌나 안타까운 대로 야금야금 나누어 써야지 뭐 아 그거 참! <06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4
*생강 0 생강 犬毛/趙源善 울퉁불퉁 겉 지지리 밉상 망나니 흙덩어리 모양 그래 보여도 웬 걸 약방 감초甘草보다 더 여기저기 일 많은 수더분한 새댁宅 속곳 슬쩍 벗겨 곱게 저며 놓으면 언제 어디서나 그윽이 풍기는 아릿하고 알싸하고 매콤한 그 향香 참 은근하지 옛 사랑 되새기는 한 모금의 차茶. <0610&g..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4
거저 살이 0 거저 살이 犬毛/趙源善 좌판에 던져진 자루 속 참 빽빽하다. 막걸리 세통 꾸역꾸역 말라붙은 쉰 김치 한 통 이 구석 - 웬만한 욕지거리 열 마디 저 구석 - 빳빳한 똥배짱 한 타래 위로 - 뱅글뱅글 잘도 도는 맷돌 같은 돌대가리 하나 아래로 - 한번도 안 닦은 찌그러진 통 구두 한 켤레 이 귀퉁이 - 웬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3
*가을 비 0 가을 비 犬毛/趙源善 저 주책없는 인산人山 제 불알 채 여물기도 전에 단풍丹楓 고시考試 타령 가을하늘秋天 높은 줄 미처 몰라 고졸高卒 고졸高卒 까불대더니만 몽당 대지팡이 짚고 누렁 베옷 걸치고 얼렁뚱땅 시들시들 곡哭 하는 꼴 쯧 쯧 구리거울銅鏡로 색동꼬까옷 비추어볼라치면 호 호 입김으..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3
한 숨 0 한 숨 犬毛/趙源善 흥부네 이빨 빠진 개다리소반 가운데 간장종지 하나 숨죽인 숟가락질이 너무 바빠 흘린 밥알 있을 리 없지 놀부네 널찍한 마당 주렁주렁한 감나무아래 머슴 놈 싸리비질이 뒤지게 바빠 구르는 이파리 있을 리 없지 그런데 밥알 없는 거랑 이파리 없는 거랑 없는 건 좌우지간 같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2
누룽지 탕 0 누룽지 탕 犬毛/趙源善 어제처럼또오늘을너무도쉽게널름잡아먹은나는이제카사노바가아니다 닥치는대로창꼰아들고기세등등허풍당당날뛰는돈키호테도물론아니고 향긋하니냄새풍기며지나친젊은여인네뒤꼭지보며코만벌름거릴처지니 어쩌다마누라궁둥이는보아도떫더름해마치숫사마귀될것같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2
*거룩한 입맞춤 0 거룩한 입맞춤 犬毛/趙源善 어찌됐던 네가 그 몸 안에서 기생하여 이 세상에 드러났으니 그리하지 않은 자者 있으면 누구라도 이리 나오라 무릇 모든 여인네를 네 어미라 여겨 큰 사랑으로 감싸 안으라 비록 나약하나 너를 키운 속은 무한히 질기고 강하여 비길 자者 없으리니 겉만 웅장한 자者들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