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0 삼겹살 犬毛/趙源善 내가 돼지를 좋아하는 게 천만다행이다 거기다 돼지가 진주를 몰라본다는 게 또 천만다행이다 나 이외의 또 누가 이 엄청난 비밀을 아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돼지우리에 숨겨진 진주를 찾아 공짜로 주워 담는 대단한 횡재를 누리는 놈이다. 무지막지로 뜨거운 불꽃 지글지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9
알갱이 0 알갱이 犬毛/趙源善 파란 가을하늘 산들바람 부니 옷 훨훨 벗어 제친 가냘픈 알몸 새빨간 젖꼭지들 올랑올랑 졸망졸망 햇살에 조는 괭이 눈동자처럼 영롱해 그만 털썩 넋을 놓습니다. 야! 정말 죽여줍니다. 산수유山茱萸.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8
실소 0 실소失笑 犬毛/趙源善 곰곰 생각해보면 반백은 나이도 아니더이다 솔직히 내 하는 짓거리가 그래요 아이구야 이런 철딱서니 없는 경우를 저지르다니 쯧 쯧 참으로 어른 되기가 어찌 그리 힘이 드는 지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게 그저 먼저 태어났다고 다 되는 일이 아니더이다 제각각 사람에 따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8
꾸러기 0 꾸러기 아직도? 쯧 쯧 그렇게 침 퇴 퇴 뱉으며 우겨봤자 아무도 널 보아주지 않아 저기 누가 본다고? 천만에, 그거 네 침이 더러워서 어디로 튈까 찡그리고 있는 거야 매꾸러기라고 혹시 아시나 한번 맞으면 정신을 차려야지 어찌 날마다 하는 짓이 다 그런 가? 이젠 자네 내게 달라는 것 없이 꼴 보기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7
포기 0 포기抛棄 犬毛/趙源善 쓰거나 말거나 보거나 말거나 오거나 말거나 가거나 말거나 웃거나 말거나 울거나 말거나 씹거나 말거나 뱉거나 말거나 죽거나 말거나. 다 네 맘 이지 이제 난 몰라.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6
약속 0 약속約束 犬毛/趙源善 있잖아요! 나 그렇게 해 주세요 꼭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낙엽을 폭 덮고 그 냄새에 휘감겨 포근히 누워 잠들 수 있게 그렇게 해 주세요 꼭. 언제든 좋으니까 가을에만 죽게 해줘요 꼭 정말로요.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6
선 0 선 犬毛/趙源善 누구냐 그냥 족보 없는 개라고 얼버무리지요 언제부터냐 울 엄마한테 두 번째 수놈 강아지로 태어날 때부터라고 우물거리지요 어디 사느냐 저기 바깥 대문 옆 담 아래 비새는 청기와 집에 그럭저럭 살지요 무얼 먹고 사느냐 늘 개새끼라는 욕을 물 말은 밥처럼 삼키며 훌훌 살지요 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5
시험 0 시험試驗 犬毛/趙源善 맞히게 해놓고 쓰다듬어줘야지 틀리게 해놓고 짓두들겨 패려하니 한 뼘 사람 속이라고 도토리 키 재기인 줄 아나 그게 다 부질없는 허망한 짓이야 도는 대로 돌게 내버려둬 제 하고 싶은 걸 하게 그냥 놔두라니까 량量 보다는 질質이 늘 문제잖아 솎아주기에 게으르면 이 꼴이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5
돌탑 0 돌탑 犬毛/趙源善 내 마음 속 겨우 땅 한 뙈기에 이리쿵저리쿵 울근불근 삐뚤빼뚤 한개 씩 한개 씩 얹어서 앙분怏忿풀이로 쌓은 돌탑 산더미같이 너무 높아져 앞이 캄캄하다. 아 아 저 놈을 어서 헐어버리고 두 눈을 크게 뜨는 거야 환한 세상이 그립고 또 보고파 참 어리석게도 살았다고 중얼거리며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4
*인정認定 0 인정認定 犬毛/趙源善 어젯밤 열두시 이십분에 만취漫醉하여 들어왔더니 아내가 날더러 미친 놈 이래요. 맞아요.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