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0 담쟁이 犬毛 趙源善 담 벽에 빌붙어 사는 것 같아도 결코 그게 아니야 그가 항상 내 든든한 바람막이지 나는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내 손 가는 대로 나긋나긋 간지럼 태우는 거야 여름내 초록으로 보듬어 실컷 애무하고는 가을로 여문 우리 사랑 새빨갛게 불 지피는 중이야 단풍아 네 저리 비켜 서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22
맛 집 0 맛 집 犬毛 趙源善 서울 엄청 넓은 줄 다 알지 술집 참 무지무지 많아 피치 못해 얻어먹는 술자리 그거 간판만 으리으리해 안주 탓 이렇다 저렇다 말할 수 없어 드는 둥 마는 둥 툭툭 털면 당연히 오십% 부족하거든 퍼뜩 방배동 거기 그 집 생각나 강남 가는 길 한 시간 멀어도 가고야 만다. “띠링 - 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20
구박驅迫의 끝 0 구박驅迫의 끝 犬毛 趙源善 호주머니 속에서 송곳자루를 꽉 움켜잡는다. 웃으면 웃는다고 뭐래 울면 운다고 뭐래 눈 감으면 안 본다고 뭐래 입 다물면 말 안한다고 뭐래 아니 빙글빙글 돌아가는 번데기장사 뺑뺑이판도 아니고 이렇게 큰 얼굴을 어디다 어떻게 감추라는 거야 너 좋으라고 내 목을 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9
가을 0 가을 犬毛 趙源善 파랑이란 놈 힘 좋게 화들짝 뚝딱 하늘 휘잡아 올라타니 노랑이란 년 살포시 우물쩍 야금야금 땅 뒤덮어 드러눕고 소슬바람 탄 연놈들 아래위서 홍홍 난리 아우성 죽이는 데 귀때기 얇은 벌레들 속수무책이라 그저 입 딱 벌어지고 눈 까뒤집어져 오줌 찔끔 지릴 뿐이다. <0710>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8
너나 나나 0 너나 나나 犬毛 趙源善 예쁜 척 잘난 척 대단한 척 깔끔한 척 으스대지 마라 내가 뀐 똥 방귀나 마시는 주제에 하긴 네 찝찝한 트림을 나도 마신다만 밥숟가락 놓기 전까지 멈춤 없이 숨 쉬잖아 맞지? <0710>*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7
그 맛 아니? 0 그 맛 아니? 犬毛 趙源善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내 평생 분명히 기억하는 대단한 맛 꼭 네 가지라 설탕 한 술 넣어 휘휘 저은 막걸리 왕대포 푹 삶아 양파 쑹덩쑹덩 쓸어 고추장 떠 넣고 맨손으로 쓱쓱 버무린 돼지고기 그 길고 긴 한 달 코 박고 죽자하며 끊었다 결국 다시 피운 짜릿한 첫 담배 무엇..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6
바늘 0 바늘 犬毛 趙源善 뚫린 구멍이 너무 많아 탈 코 입 눈 귀 벌름벌름 꿀꺽꿀꺽 껌벅껌벅 기웃기웃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사는 꼬락서니하고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두루뭉수리 뒤죽박죽 비뚤어지고 헝클어지고 구부러지고 썩어지는 만물의 영장 허영의 궁전에 떵떵거리고 산다. 오로지 귓구멍 단 하나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4
아셨지요? 0 아셨지요? 犬毛 趙源善 세상에 울어보지 않은 사람 어디 있어요? 없지요 - 누구나 다 슬픔은 있는 것 그러니 혼자 너무 서러워 말아요. 세상에 사랑 안 해본 사람 어디 있어요? 없지요 - 누구나 다 갈등은 있는 것 그러니 혼자 너무 애태우지 말아요.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어요? 없지요 - 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3
돈 타령 0 돈 타령 犬毛 趙源善 그 돈이라는 게 말이다 없을 땐 없어서 가지고 싶지만 있을 땐 있으면서도 더 가지고 싶은 거라 헤아릴 수 있을 만큼만 벌어서 적당히 베풀고 아름답게 쓰며 살면 정말 좋으련만 그게 맘대로 안 되는 모양이라 돈 내고 돈 먹기라고 꽤 많이 가진 놈이 없어 허덕이는 사람 잔돈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2
배 0 배 犬毛 趙源善 배먹고파서지나던길불쑥배밭에차세운다 배둥글둥글한만큼한껏배부른아낙배꽃처럼웃으며맞는다 배맛보기한쪽베어물자배단물줄줄입밖으로흐른다 배산더미같이쌓아놓는젊은주인싱글벙글아랫배볼록하다 배한봉지만원에덤얹어주는까치입질한배세개까지제법묵직하다 배닮은투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