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忘할 년年 0 망忘할 년年 犬毛 趙源善 요새 아무도 모르게 아내랑 단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 수 없나 궁리 한다 평생 쪽 내다팔며 돌아다닌 죄로 남들이 내 얼굴을 알아본다는 사실 - 바로 족쇄 정말 귀찮아 전봇대 밑에 찍 오줌도 못 눈다니까 비틀걸음으로 흥얼흥얼 콧노래도 못 불러 물론 칵하고 침도 못 뱉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4
그러지 마소 0 그러지 마소 犬毛 趙源善 사람아. 왈왈거린다고 냄새난다고 털 날린다고 이래 구박 저래 구박 나도 목숨가진 놈이요 그러지 마소 정말로 꽁꽁 묶어놓고 뭘 어쩌라고 제자리 뱅글뱅글 돌기밖에 더 하겠소? 밤손님이 오셔도 빈 총 이외다 밥그릇 좀 닦아 주소 똥 치워 주소 담요 한 장 깔아 주소 가끔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3
구조救助 0 구조救助 犬毛 趙源善 옷이 날개라서 겉으로 보아 알 수 없는 게 한 뼘 사람의 속 알곡 틈에 낀 가라지는 제가 알곡인 줄 으스대고 가라지들 틈에 낀 알곡은 당연히 저만 알곡인 줄 뻐기지 허나 알곡은 불에 태워지면 구수한 향기가 나고 가라지는 양지쪽에 쌓아놓아도 개미가 꼬이지 않는 법 알곡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2
눈 보는 눈 0 눈 보는 눈 犬毛 趙源善 눈 한번 껌벅하면 한해 기울어 금시 눈 허옇게 머리 덮어버린다 눈 안 감을 방법 없어 속속 자꾸 눈 껌벅일 때마다 미친 듯이 눈 펑펑 쏟아져 눈썹까지 곱게 물들여주니 그 눈에 뵈는 눈 깔린 세상 휘영청 깔끔하다 눈 녹아 눈물 줄줄 흐르는 모습 눈에 정말 더럽고 추하지 눈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1
눈물 0 눈물 犬毛 趙源善 첫 눈 이 대지를 몽땅 하얗게 뒤덮으면서도 감히 저 바다 앞에서는 자지러져 녹아들어간다 아 하 그래서 소금도 희고 내 눈물까지도 짠 가 보다. <07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20
운세運勢 0 운세運勢 犬毛 趙源善 오늘아침신문 안쳐다본다면서무심결잠깐읽었는데 54년생어영부영때때옷입는다고 하루종일까맣게잊었다 저녁나절어둑어둑할무렵잠시급한일보려 아담한나무밑마침딱한자리비어있어 얼싸이게웬떡이냐차를세웠다 한번에쏙잘집어넣어아주기분좋다 해지는건금방이라겨우십..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9
가방 0 가방 犬毛 趙源善 나 원 참 빠짐없이 모두 다 한자리 하시는 시인님들이시라 글이 어떻고 문학이 어떻고 신춘문예가 어떻고 신나서 목청껏 침 튀기며 떠드는 데 내가 뭐 아는 바 있어야 끼어들지 기웃기웃해 봐도 도무지 캄캄한 얘기들만 허공에 둥둥 떠다니니 일찌감치 꽁지 내리자 아이구야 아주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8
임직任職 0 임직任職 犬毛 趙源善 내일은좋은날 오늘강가에나가렵니다 항상보는꽃집의흔한장미가아닌 정성껏 내마음가득담은멋진갈대화환을만들려합니다. 언제어디서나어떤역할을맡는다는것 그래서직책을충실히수행하겠노라약속하는것 무거운짐을저가냘픈등에가득짊어진다는게참으로애처롭습니다 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7
묘연杳然 0 묘연杳然 犬毛 趙源善 활짝 웃음 끝에 빠끔 흘기는 눈 꼬리 등줄기 짜릿하게 간지러운 앙탈 약간 비릿하면서 상큼 싱그러운 머리칼 향내 뭉게구름 솜사탕같이 보드라운 손길 사뿐사뿐 고양이처럼 나긋나긋한 걸음걸이 아니 그게 다 어디로 순식간에 말끔히 사라졌단 말인가 꿀단지 달디 단 추억 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6
시킬 걸 시키셔야지 0 시킬 걸 시키셔야지 犬毛 趙源善 오라면 오지요 웃으라면 웃고요 울라면 울지요 삼키라면 삼키고요 뱉으라면 뱉지요 안아달라면 안아드리고요 벗으라면 벗지요 들이대라면 들이대고요 참으라면 참지요 손떼라면 떼고요 물러서라면 물러서지요 패라면 패고요 맞으라면 맞지요 처박으라면 처박고요..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