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0 물 犬毛 趙源善 그러면 안돼. 가만히 살펴봐 저 담겨지는 그릇 모양대로 꾹꾹 잘 참지 잘 났다 나대지도 않아 욕심 없이 제 주제만큼 똑같이 키가 일정해 틈 보이면 비집고 들어가 슬쩍 저를 낮출 줄도 알아 깊은 속에서부터 열 받으면 가끔 치솟기도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순리 따라 아래로만 흐르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2
설사 0 설사 犬毛 趙源善 밤새 열 번 이상 드나들어봐라 하늘이 노랗다는 게 바로 이거다 기고만장 어제는 정말 신명났는데 바로 뒤돌아 이 꼬락서니 될 줄 어이 몰랐든가 눈알 가물가물한데다 기운도 없으려니와 핑글핑글 어지럽고 뒤 꼭지는 일이 너무 잦은 까닭에 짓물러 쓰리고 아파서 어기적어기적 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1
@#$%&*----- 0 @#$%&*----- 犬毛 趙源善 이미 산다는 욕망으로 걷잡을 수 없이 찌든 혼 엄청난 무게의 밤이라는 돗자리 위에 쪼그리면 이상한 방정식이 해석할 수 없는 문자로 괴발개발 날아들어 늘 하얀 백지를 덮고 가지런히 줄 서서 시커멓게 화장 하고 나 잡아봐라 약 올리며 이쑤시개처럼 뒷골을 몰인정하게 찌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1
쌀 0 쌀 犬毛 趙源善 먹고 살자니 별 여러 문제가 생기지 쌀 한 부대가 또 웃겼다 무슨 어디 청정지역 특산품 임금이 먹는 거라나 엘리베이터에서 끙끙 들고 올 때부터 곱지 않은 눈으로 보더니 돋보기 찾아 끼고 주둥이 올 푸느라 더듬더듬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다가 진땀이 난다 에이 염병 헐 주둥아리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10
사람 0 사람 犬毛 趙源善 얼굴에 겨가 묻었다 얼굴에 똥이 묻었다 애고 애고 창피해서 어쩌나 어서 숨어야지. 그래야 사람이다. <07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9
나룻 0 나룻 犬毛 趙源善 삭둑 자르거나 아예 뿌리 채 잡아 뽑아도 그저 쑥 쑥 쑥. 주야晝夜 절기節氣 무관無關하게 못 말리지 물귀신까지 저리가라야 누가 그러더군 밥숟가락 놓아도 며칠동안 자란다고 쑥 쑥 쑥. 본 받아라 검든 희든 색깔 분명하고 짓뭉개서 부스러지지 않으며 절대 썩지 않는 불에 던져..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8
응어리 0 응어리 犬毛 趙源善 그 무엇을 아시는가? 시커멓게 보이는 사진이 전부가 아니야. 제아무리 날고 기어 돋보기 아니라 현미경으로 들여다봐도 그건 껍데기에 불과해 무슨 컴퓨터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진단 어쩌고저쩌고 속을 훤히 본다 해도 썩어가는 암세포 조각 하나 찾기 힘들어 아이 참, 그 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7
생일 0 생일 犬毛 趙源善 쉰 네 번째라나? 귀가 빠져서 간지러운지 우물쭈물하다가 내 잠 꼬랑지를 꾹 밟았으니 날밤을 새야할 거다 빤히 그럴 줄 알면서도 뜬금없이 그 알량한 주문을 왜 걸었는지 모르겠다. “너 여태껏 어떻게 살았니?” 허구 헌 날 메아리 없는 아우성이지 뭐 의식의 속이 바닥 안 보이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6
흰 소리 0 흰 소리 犬毛 趙源善 이 시대 최고의 스파이는 아직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 스파이라고. 그렇다면 이 시대 최고의 웅변가는 아직 말하지 않은 웅변가이고 이 시대 최고의 절도범은 아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절도범이고 이 시대 최고의 정치가는 아직 정치판에 들어서지 않은 정치가이고 이 시대 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5
비애悲哀 0 비애悲哀 犬毛 趙源善 제1일 - 출근해서 슬리퍼 갈아 신다보니 양말 색이 각각 다르다 제2일 - 오줌 누려고 바지춤 들추고 보니 팬티 앞 구멍이 없다 제3일 - 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가다 엘리베이터 거울 보니 티셔츠를 뒤집어 입었다 제4일 - 지하도 계단 위 엎드린 아저씨 1000원 주고 보니 10000원짜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7.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