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가방

犬毛 - 개털 2007. 11. 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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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犬毛 趙源善



나 원 참

빠짐없이 모두 다 한자리 하시는 시인님들이시라

글이 어떻고 문학이 어떻고 신춘문예가 어떻고

신나서 목청껏 침 튀기며 떠드는 데

내가 뭐 아는 바 있어야 끼어들지

기웃기웃해 봐도

도무지 캄캄한 얘기들만 허공에 둥둥 떠다니니 일찌감치 꽁지 내리자

아이구야 아주 잘 됐다

이 틈 타서 혼자 술이나 실컷 퍼 마시고

안주나 양껏 먹자

가방 끈 짧은 게 아니라 난 아예 가방 없이 다니니 통 모를 수밖에

쪽 팔려 부끄러울 것도 없다

제발 내게 아는 척 말 걸지 마시라

꿀꺽꿀꺽

우적우적

꿀꺽꿀꺽

우적우적

“아줌마 여기 소주 한 병 더 줘요”

아-싸! 누구 목소리인지 참 맑고 경쾌하다

히히히.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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