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직소直訴

犬毛 - 개털 2008. 4. 1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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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소直訴

犬毛 趙源善



맛난 오곡밥 단번에 먹고 싶어

찹쌀 팥 밤콩 수수 차조 멥쌀을 한 밭에 흩뿌려 심었으니

들고나고 기고 뛰고 날고 삐지고 설치는 이놈들을 어찌 챙겨 수확하겠는 가

어디 용빼는 재주 있으면 손수 해 보시라

제 새끼 못 났다는 어미 없다지만

모두다 으뜸이라 우기면 결국 모두다 꼴찌인 것을

자장면도 먹고 싶고 우동도 먹고 싶다고 자장과 우동을 뒤섞어 휘휘저어 먹는 가

좋은 땅에 좋은 씨 골라 뿌려 따로따로 잘 가꿔야 각각 훌륭한 소출을 거두는 법.


임들이여

제발 솔직하시라

제발 턱없이 나서지 마시라

제발 헛고생 마시라

제발 누울 자리보고 발 뻗으시라

제발 멀쩡한 아이 때려잡지 마시라

제발 널리널리 아주 침착 냉정하게 혜량하시라.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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