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犬毛 趙源善
거시기
쟤가 왜 저 꼴 일까 곰곰 생각해 본다
학수고대하던 새색시 맞이한 게 엊그제인데
이놈저놈 예쁘니 고우니 이러쿵저러쿵 상추 심어라 배추 뿌려라 떠들썩하더니만
개뿔같이 무슨 삼룡이 매질 당하듯 흠씬 두들겨 맞아 다리가 부러졌나?
배가 산위에 올랐건만 내려와라-내려와라 마냥 빈 손짓만 하고
하긴 굴러온 돌이나 박혔던 돌이나 돌멩이는 다 매한가지
그예 밭 갈아 뒤엎어야하는 애간장 속사정 그 누굴 탓하랴
무조건 네 저지른 죄라 덤터기 씌우니
닭 죽고 돼지 죽고 소 죽었는데
바람 새는 창구멍 풀칠할 신문지도 없다
배곯아 허리 꼬부라지는 황망한 이 가을
누리끼리하게 말라 배배꼬여 시들어가는 새신랑 얼굴색깔이 말씀 아니다
우리 동네 거시기 단풍
저기
먼 산만 빨갛게 웃는다.
<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