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죽 0 폭죽 犬毛 趙源善 축제라더라 여의도 한강다리 솔가지 달라붙은 송충이같이 사람 꾸역꾸역. 히드라가 꼬물꼬물 유영하다가 산호처럼 확 퍼져 개나리 피우고 젖꼭지 같은 건포도 몇 알 튀어 오르더니 이산 저산 진달래 화들짝 지저귀고 아기 오줌방울 졸졸 튀어 바글바글 라일락 무더기 치렁치렁 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0.04
황혼黃昏 0 황혼黃昏 犬毛 趙源善 햇빛 나들이 끝에 서서히 말라 비틀어져가면서 아직 꼬물거리는 지렁이. 천근만근 콱콱 찍히던 청춘의 흔적은 추억이다 이제 두어 걸음 내딛다가 슬며시 돌아보면 솔바람 한줄기에 금방 스러지는 발자국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후- 흐트러지는 한 숨. 어떻든 간에 살아있다는 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10.02
농弄 0 농弄 犬毛 趙源善 왜 내가 이렇게 이상스런 미친수작을 종종벌이는지 코웃음쳐도좋다 나혼자서내멋대로 재미있으면되는거지 자꾸하니머리맑아지고 직각삼각형이아주예쁘다 비웃지말고너도한번해봐라 야이멍텅구리닭대가리같은놈 해보란다고골빈짓거리하고있냐. <0809>*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5
완벽完璧 0 완벽完璧 犬毛 趙源善 인간 진짜 어리석은 거야 알고 보면 참 웃기지 어쩌면 모르는 게 훨씬 더 좋아 아는 게 병 모르는 게 약이라지만 걸리지도 말고 먹지도 마 아무 생각 안하면 돼 공연히 거기 다다르기 위해 갖은 애쓰는 데 그러다가 결국 맥없이 그냥 죽거든 세상 어디 어느 누구라도 그건 불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4
교차로交叉路 0 교차로交叉路 犬毛 趙源善 청색등靑色燈이라도 전후좌우 살피며 천천히 가야하고 적색등赤色燈에는 무조건 서야하고 황색등黃色燈에도 아무튼 서야하고 사고事故는 호시탐탐虎視耽耽 단 한번의 예외例外를 노린다는 사실事實. 바쁠수록 급할수록 답답할수록 슬플수록 기쁠수록 그리울수록 고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3
확인確認 0 확인確認 犬毛 趙源善 하루단돈십원씩 일년쓰시고지겨우면미련없이버리세요 완전생고무라서 감촉좋고물잘마르고때도안타고 쭉쭉빵빵깔끔한디자인이라예쁘고거기다아주질이좋습니다 까짓것이년아니라삼년까지쓰셔도돼요 천원짜리딱석장에모십니다 골라보세요. 나는화장실에달력을걸고빗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1
운악산雲岳山 0 운악산雲岳山 犬毛/趙源善 오악五岳 중 그 하나라 불쑥 불쑥 기를 드러내어 발악發岳하는 웅장한 암초 등 뒤에 자태 엄중한 운악雲岳을 메 골짜기 굽이굽이 휘둘러진 악수岳水에 발을 담가 눈 아래 번쩍 풍악風岳의 흰 피라미 배를 보고 정악頂岳에 걸린 새털구름 안주삼아 으 악岳 으 악岳 일 배 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20
젖내 0 젖내 犬毛 趙源善 딱 마주친 붕어 껌벅이는 눈 너무나 처량해 낚싯대 걷고 행여 무심코 개미 밟을 까 두려워 발걸음 조심스럽고 이름 모르는 들꽃 한 없이 예뻐 눈물 흘끔거리고 비둘기 한 마리 몹시 심심해 외로워 보이고 까닭 모르게 잎 시들어가는 난초 불쌍하고 고물 줍는 할아버지 굽은 뒷등 안..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8
낭만浪漫 0 낭만浪漫 犬毛 趙源善 벽돌로 견고하게 쌓고 깨진 유리병을 박고 그 위에 다시 철망을 겹겹이 치고 그것도 모자라 카메라도 달고 무인보안경보시스템 24시간 경비 중 이라는 육중한 담은 공연히 한번 몰래 넘어가 보거나 아니면 돌멩이라도 던져 넣고 싶은 맘이 굴뚝같은데 한가로이 졸고 있는 묶인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6
진단診斷 0 진단診斷 犬毛 趙源善 초석은 빌딩의 거대한 기둥을 짜릿한 비명도 없이 온 종일 앙와仰瓦로 받아내고 문은 무조건 누구에게나 화들짝 열어줬다가 얼른 다시 닫는 괄약括約을 반복하고 승강기는 쉴 새 없이 사람들 발바닥을 살살 간질이며 숨 막히게 위아래로 왕복往復하고 지붕은 일년에 단 한번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8.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