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653

제초제살포

제초제살포 견모 조원선 주워온 보행기를 수리해서 재활용제작한 이동식약제살포차(?)를 처음 사용했다. 일단 20L통을 짊어지지않으니까 어깨가 정말 편하고, 쉬고싶으면 그냥 세우고 쉬니까 좋다. 이동하고 펌프질하고 분사하고의 3단계라서 작업시간은 좀 길다. 짊어지고하면 이동과 펌프질과 분사가 동시에 이뤄지므로 꽤 힘들지만 작업시간은 짧고. 아무튼 힘들이지않고 쉽게 잘 끝냈다. 성공이다. (210525)

詩 (2021년) 2021.05.25

폭군

폭군 견모 조원선 대단한 역도선수다. 하루에도 몇번씩 나를 번쩍 들었다가 내동댕이친다. 할당량은 무조건 채워야한다. 이침밥상부터 시작이다. 필수항목으로 파래김 6장, 새우젓 1젓가락, 생선 1마리, 삶은 달걀 1개, 멸치조림 1수저, 양파 5조각 등등. 기타 고기는 선택항목. 이걸 막걸리 한 잔과 밥에 맞춰 완전소비(?)해야만 한다. 오직 자기가 원하는, 자기가 시키는 것만 착실히 행하란다. 그녀의 말이 곧 법이다. 왕년 나의 오랜 집권시절을 추억해 본다. 그래. 감수해야한다. 편히 밥이라도 얻어먹고 살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경우에 맞는 아내다. 허허허. (210525)

詩 (2021년) 2021.05.25

쓴맛

쓴맛 犬毛 趙源善 겨우 몇 년 부어넣은 술통이 가득차올라 모가지를 살짝 비틀었더니 분수처럼 쉰내가 솟는다. 공짜로 줄 섰던 빈 술잔들이 이내 한 모금에 취해 해롱거리다가 뻥뻥 나자빠진다. 친한 친구라더니 무엇을 붙잡았느냐 대폿집 문고리냐 화냥년 치마끈이냐 귀떨어진 천원짜리냐 더듬더듬 비틀거리는 꼬락서니하고는. 세상에 거저먹을 건 없느니라. 니들이 어찌 항아리 속 천국의 젖맛을 알겠느냐. 삐걱삐꺽 머리뚜껑이 열리면 바로 빨주노초파남보 찌그러진 무지개가 솟는 데 뒷맛이 아주 쓰디쓰단다 . (21.05)

詩 (2021년) 2021.05.24

개가짖는이유

개가짖는이유 犬毛 趙源善 골목첫집개가짖고이어서앞집개가짖으면이어서우리집개가짖고이어서뒷집개가짖어온동네개들의이어짖기메아리행사가끝난다.개는절대로공연히짖지않는다.뭔가가나타났기때문이다.개는그렇게밤새도록동네를지킨다.개만도못한뒤구린인간들이밤중에제놈잠못잔다고충실히임무를다하는개들을탓하니참우스운일이다.

詩 (2021년) 202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