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쓴맛

犬毛 - 개털 2021. 5. 24. 11:01

쓴맛
犬毛 趙源善

겨우 몇 년 부어넣은 술통이 가득차올라 모가지를 살짝 비틀었더니 분수처럼 쉰내가 솟는다. 공짜로 줄 섰던 빈 술잔들이 이내 한 모금에 취해 해롱거리다가 뻥뻥 나자빠진다. 친한 친구라더니 무엇을 붙잡았느냐 대폿집 문고리냐 화냥년 치마끈이냐 귀떨어진 천원짜리냐 더듬더듬 비틀거리는 꼬락서니하고는. 세상에 거저먹을 건 없느니라. 니들이 어찌 항아리 속 천국의 젖맛을 알겠느냐. 삐걱삐꺽 머리뚜껑이 열리면 바로 빨주노초파남보 찌그러진 무지개가 솟는 데 뒷맛이 아주 쓰디쓰단다 .
(21.05)

'詩 (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초제살포  (0) 2021.05.25
폭군  (0) 2021.05.25
개가짖는이유  (0) 2021.05.23
맞다, 숲을 위한 배려  (0) 2021.05.23
치유  (0) 202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