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1년) 653

마음 다스리기

마음 다스리기 견모 조원선 십여년 전인가 손톱을 깎다가 살점을 뭉텅베어낸 이후로 이제는 손톱한개를 뱅뱅 돌려가며 조그맣게 여러조각으로 나눠 잘라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잘 보이지 않지만 더듬더듬 초정밀작업. 예순여덟 폐품 내 몸에서 아직도 튼실하게 가장 잘 자라는 부위다. 이리하여 손발톱 이십개를 다듬는 시간 십분이 실제로는 늙고 찌들어 괴팍해진 내마음을 살금살금 다스리는 고요한 집중의 시간인 것이다. (210612)

詩 (2021년) 2021.0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