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희망 견모 조원선 내 가슴속에서 귀엽게 딸꾹질하던 까만 굴뚝새가 살금살금 목구멍 바깥을 갸웃거리다가 눈부신 햇빛을 쬐자마자 하얀 박새로 변해 파란 들판으로 호로록 날아가 버렸다 詩 (2021년) 2021.06.15
뒤집힌 세상 뒤집힌 세상 견모 조원선 애들은 가라 이젠 아니다 늙은이들은 가라 뼈가 저리다 지게값 폭등한다는 새소식 큰길에 함부로 나오면 바로 짓밟힌단다 (210614) 詩 (2021년) 2021.06.14
마음 다스리기 마음 다스리기 견모 조원선 십여년 전인가 손톱을 깎다가 살점을 뭉텅베어낸 이후로 이제는 손톱한개를 뱅뱅 돌려가며 조그맣게 여러조각으로 나눠 잘라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잘 보이지 않지만 더듬더듬 초정밀작업. 예순여덟 폐품 내 몸에서 아직도 튼실하게 가장 잘 자라는 부위다. 이리하여 손발톱 이십개를 다듬는 시간 십분이 실제로는 늙고 찌들어 괴팍해진 내마음을 살금살금 다스리는 고요한 집중의 시간인 것이다. (210612) 詩 (2021년) 2021.06.12
비오는날은미치는날이다 비오는날은미치는날이다 견모 조원선 뭉개고앉아서텔레비전보 며술타령한다냄새나는뉴 스에머리뚜껑은열리고술 잔에손은자꾸가는데마누 라눈이무섭다술맛도없다 해나오고밖에서잡일을즐 기는게훨씬낫다맞다나는 하위허당잡일꾼개털이다 (210611) 詩 (2021년) 2021.06.11
터놓고 말해서 터놓고 말해서 견모 조원선 좌니 우니 악쓰는 것들 웃긴다. 고백하건대, 내 고개가 우로 기울어진 이유 ㅡ 다 공평하게 나눴지만 1개짜리 그놈이 늘 우측에 있다. 그래서 난 오른 편이다. 대충 비밀도 없어야하는 나이이고. 속 시원하다! (21.06) 詩 (2021년) 2021.06.11
새빨간입술에는침이안발라진다 새빨간입술에는침이안발라진다 견모 조원선 돈먹은적없다 한눈판적없다 공갈친적없다 삐대본적없다 우겨본적없다 바람핀적없다 때려본적없다 훔쳐본적없다 도망친적없다 속여본적없다 (1804) 詩 (2021년) 2021.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