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흡혈귀 축제

흡혈귀 축제 견모 조원선 얼굴 시뻘건 흡혈귀들 한 떼가 모여 가을 대운동회한다. 산사람 목의 피빠는 귀신년놈들인지라 홀라당 벗어부치고 알몸으로 기고만장 지랄발광 안하무인 난장판이다. 달리는 귀신년놈이나 응원하는 귀신년놈이나 눈 찢어지고 입 삐뚤어지고 기름진 배때기 늘어뜨리고 침 질질흘리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 나불나불 고래고래 악악거리며 출렁출렁 디룩디룩 덜렁덜렁 신나서 날뛰는 게 한결같이 다 똑 같다. 비린내 구린내 지린내 썩은내가 진동한다. 시커먼 구름이 몰려온다. 미친 흡혈귀 년놈들이 파란 하늘을 완전 뒤집어엎는다. 바야흐로 뼈만 앙상한 시뻘건 가을이다. (20.09)

詩 (2020년) 2020.09.18

아름다운 추억

아름다운 추억 견모 조원선 2016년이니까 벌써 4년이 지났다. 고대극회 후배 건이 주연한 드라마 "중섭"에 잠시 출연. 제주도에서 촬영한 덕분. 허허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큐드라마 2부작 "중섭" KBS 1 TV에서 방영. 9월17일(토)과 18일 밤 10시 30분. 배우 황 건 (이중섭 역) * 개털 조원선은 중섭선생의 결혼식과 중섭선생아들의 장례식 장면에 등장. ㅡ 2016. 09. 17. ㅡ

詩 (2020년) 2020.09.17

잠자리

잠자리 犬毛 趙源善 높은 자리는 늘 내려다보느라 모가지 비뚤어지고 낮은 자리는 늘 올려다보느라 모가지 뻣뻣해지지 가운데 자리가 앞이 트여 위아래 다 즐기며 무난한 게야 높은 자리일수록 외롭고 힘들고 불편하고 위험하다는 사실 날개 달렸다고 평생 날기만 하는 건 아니야 잠자리를 보시게 예서 날아 저리 앉고 제서 날아 이리 앉고 아무데서나 쉬다 잠들면 거기가 잠자리의 잠자리가 되는 것 이 자리나 저 자리나 그 자리나 모두 같은 자리지 그저 지금 앉은 자리가 제일 좋은 자리야 제 마음만 편히 먹는다면! 마지막 가는 잠자리도 겨우 한 평이라네

詩 (2020년) 2020.09.17

귓구멍

귓구멍 견모 조원선 몇 달 전에 귓구멍이 간지러워 동네 의원에서 치료받았는데 증세가 더 심해져서 이제는 가렵다. 처방받은 연고도 효과가 없는 듯. 때 없이 잠자다가도 막 가렵다. 못 참겠다 꾀꼬리. 오늘 서귀포시의 전문의원에 가서 귓구멍 싹 청소하고 불 쬐서 말리고 바르는 물약 받아왔다. 일단 곰팡이는 아니라고하는 데. 요즘 나라꼴 지랄 난장판의 망할 연놈들 썪은 헛수작질에 순하디 순한 내귓구멍이 그만 염증을 일으킨 게 뻔하다. 에이 염병할! (200916)

詩 (2020년) 2020.09.16

염병헐

염병헐 견모 조원선 순두부찌개가맛났다.두숟가락뜨고여당의대정부질문얘기.계속딴소리만해대서국회의장이질문은안하냐고했다니까당신이당신만옳다고생각하는것처럼그들도당연히자기네가옳다고생각해서그러는거란다.앗,이무슨소리?내생각이틀렸다?장관의그릇된행태를개소리로비호하는게옳다고?언성높아지자제발밥상머리에서정치얘기하지말자한다.그게아니다.생각하는걸누가뭐라나?생각의옳고그름이문제지.뚜껑확열렸다.숟가락던졌다.잠시정원에나갔다가들어와내가끓인라면안주로한잔마셨다.열이식지않는다.다그연놈새끼들때문이다.염병헐. 순두부찌개가눈에어른거린다. (200915)

詩 (2020년) 2020.09.15

애 가지고 놀기

애 가지고 놀기 견모 조원선 이건 이러니까 이렇게만 해라 안 이러면 맴매 맞는다 2 곱하기 9 는 17 이란다 저건 저러니까 저렇게만 해라 안 저러면 맴매 맞는다 2 곱하기 9는 17 이란다 요건 요러니까 요렇게만 해라 안 요러면 맴매맞는다 2 곱하기 9 는 17 이란다 자, 2 곱하기 9는 얼마죠? 17 이요 ㅡ 참 잘 했어요 눈깔사탕 하나씩 줄 게요 이리하여 이 구 십팔은 영영 사라졌다 이그 시팔! (200915)

詩 (2020년) 2020.09.15

안사과

안사과 견모 조원선 친구가수십년만에처의사과를받았는데그녀가밀양박씨란다.으악!맞다!나는아내한테40년동안사과받아본적단한번도없다.내가한사과는헤일수없이많지만.큭큭.난사과받는걸아예포기했다.어쨌거나아내는밀양박씨가문의전통(?)을훌륭하게이어나간다.그런데,지독한똥고집으로죽자사자버티는안사과쟁이아내가늙어가면서왜점점더귀여워지는걸까? (20.09)

詩 (2020년) 2020.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