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성경

성경 견모 조원선 아내 명에 의거 나흘전부터 성경을 읽는다. 잠자기 전에 마주앉아 10절씩 교독. 잠언부터 시작하여 어제 전도서에 들어섰다. 말씀이 새롭게 느껴진다. 게으름을 반성하며 회개한다. 처음엔 숨이 찼다. 소리내어 읽는 게 오랫만이다보니 호흡조절이 안 된다. 조금씩 부드러워지는 기분. 그런데 아내의 성경책이 낡아 표지가 벗겨져 부스러기가 나온다. 오늘 아침먹고 꼼지락 꼼지락 수선해 줬다. 썩 맘에 들지는 않지만 깨끗해졌다. 아내가 좋아한다. 허허허. 아멘. (200924)

詩 (2020년) 2020.09.24

음악회

음악회 견모 조원선 꿈에개구리음악회에갔다 물론마스크하고줄섰다 체온계가송곳처럼날카로왔다 왼쪽귀에콱꽂아오른쪽귀로끝이나왔다 좌에서우로관통하는구멍이뻥뚫렸다 개구리들합창은도대체뭔소린지통알아먹을수없다 나골너골우골가골골골골ㅡ 머리터지게귓구멍속을메아리친다 퍼뜩꿈에서깨어개구리노래난수표분석작업했다 나골비었다ㅡ 너도골비워라ㅡ 우리골다비었다ㅡ 가자골로가자골골골ㅡ 나름암호분석에성공했다고믿는다 볼을꼬집어서아픈걸보니분명생시다 그래맞다우리는더불어다같이골로가는중이다 (200924)

詩 (2020년) 2020.09.24

오늘도 슬픈 일기

제주바람 진짜 나쁜 놈이다! 내 태극기를 자꾸 찢는다. 한달이 못 간다. 흑흑. ㅡㅡㅡㅡㅡㅡㅡㅡ 오늘도 슬픈 일기 견모 조원선 듣기 싫어서 새소리만 듣고 보기 싫어서 하늘만 봅니다 먹은 것 없이 구역질 납니다 들숲을 걷고 들풀을 쓰다듬고 들꽃을 보듬다가 들바람에 대취했습니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서럽습니다 피빠는 거머리들에게 "멸공" 경례를 보냅니다 코로나라 만세 우리나라 만세 (200922)

詩 (2020년) 2020.09.22

해는 뜨고 진다지만3

해는 뜨고 진다지만 견모 조원선 싱그러운 아침이다. 오늘산책은 초원길이다. 넓은 잔디양식장을 만난다. 가슴이 탁 트인다. 셋이서 푸르름을 한껏 즐긴다. 다리밑에 쓰레기 보인다. 이 위치는 지나는 사람 거의 없다. 농사꾼과 버린 놈(?)과 가끔 우리만 다니는 길이다. 저걸 치울 사람은 없다. "어떻게 되겠지. 누군가 할 텐데 뭐. 나만 살면 돼. 아무도 안 봤지? 이런다고 망하진 않을 거야." 설마가 사람 잡는다. 나라 잡는다. 삽시간에 쪽박 찬다. 나라 망한다. 제발 정신차리자! 다 잊어버리려고 눈을 돌린다. 벌초된 묘ㅡ추석이 가깝다 밭ㅡ기름진 금수강산인데 이정표ㅡ우린 어디로 가나? 들꽃ㅡ보라야 넌 아니? 태양광ㅡ산자락 까뭉개고 전봇대 박고 들꽃ㅡ노랑아 어떠냐? 강아지도 웃는다 살목ㅡ산채로 껍질 벗겨진 ..

詩 (2020년) 2020.09.21

엄마

엄마 견모 조원선 불현듯오늘지금아내도딸도사위도외손자도아들도며느리도친구도개도막걸리도돼지고기도양파도생과자도양갱도돈도밭도집도차도들꽃도곶자왈도오름도파도도바다도해도달도별도구름도하늘도글까지도몽땅다싫다.난오로지무조건하고당장엄마품에안겨엄마젖가슴에얼굴부비며엄마냄새를맡으며엄마자장가를들으며칭얼대고싶은거다.엄마.보고싶은엄마.내가죽어야나만날엄마.엄마.엄마.엄마. (160918)

詩 (2020년) 202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