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20년) 614

안중독

안중독 견모 조원선 아내가정색하고한마디툭던지기를당신막걸리중독이야난아냐안중독이야하고답했더니일주일끊기만원내기하자해서십만원으로하자고받아쳤다하자고달려든다이거야단났다퍼뜩생각하고에이난안한다내가당신돈에눈이어두우면웃기는일이지깔깔깔대뜸웃으며거봐당신은틀림없는술중독맞아이거참아니다아니다난절대안중독이다그냥막걸리를좋아하긴하지만 (170910)

詩 (2020년) 2020.09.10

용문사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 견모 조원선 마의태자 한 서린 지팡이가 저 높은 용문산을 등에 짊어진 채 천년을 헤아리며 보고 들었노라 나이보다 더 많은 사연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자태가 신비롭고 장엄하고 경이롭다 절대지존의 천왕목이시라 이제 영원히 눈물의 까닭이 없을 것이니 그저 만수무강하시라 * 아 아! 이제 눈물의 큰 까닭이 생겨났으니 어찌하오리까?

詩 (2020년) 2020.09.09

노망이 조화를 부린다

노망이 조화를 부린다 견모 조원선 어느 날 갑자기 조화가 좋아졌다 - 좋다는 거지 예쁘다는 건 아니다. 저 좋다고 산 놈의 목을 뎅겅 잘라 꽂아놓고 아름다움을 즐긴다는 것이 죄로 느껴진 때문일까. 조화의 먼지를 털면서 이게 늙음이라고 실감한다. 나는 무엇인가? 조화 꽃잎에 뽀얗게 내려앉은 먼지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까? 조화 앞에서 나이가 조화를 부리나보다. 꽃을 탓하면 안된다. 조화는 생명이 없으니 죄도 없다. 아 아! 이게 바로 노망인 가 보다. (1509)

詩 (2020년) 2020.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