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시신 알몸 시신 견모 조원선 예술입니다 아름다워요 껍질을 벗기고보니 속살을 내주었네요 아 아! 고통의 흔적 생명을 파 먹은 벌레와의 합작품 혼은 떠났지만 경이로움이 남았네요 (201020) 詩 (2020년) 2020.10.20
딸딸이 딸딸이 견모 조원선 자, 다 덤벼라! 비록 늙어 간판도 이름도 잃었지만 절대절륜의 내 정력은 누구도 못 말리지 해 보자니까! (20.10) 詩 (2020년) 2020.10.17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 견모 조원선 드러난 세상이 하나같이 추합니다 참다가 지쳐 안경알을 빼버렸습니다 이제부터 자세히 보지 않으렵니다 시야가 흐릿해도 좋아요 조금 답답해도 괜찮아요 잘 적응해갑니다 가려졌던 숨은 그림이 차례로 드러나네요 아름다움은 가까운 곳에 있었네요 벌레가 인사하네요 들꽃이 환하게 웃고 있어요 참된 세상도 한구석 남아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詩 (2020년) 2020.10.17
임신 임신 견모 조원선 남자지만 나도 애 한번 낳아보련다 육십일곱살 가을 아침 큰맘먹고 아침해를 꿀꺽 삼켜버렸다 배 부르다 해 똑 닮은 딸이면 좋겠다 이백구십구일을 고대한다 날마다 꽃만 봐야지 (201016) 詩 (2020년) 2020.10.16
문 문 견모 조원선 열린 문은 문제가 아니다 그냥 들어가면 되니까 닫힌 문은 작은 문제다 똑똑 두드리면 잠시 후 열리거든 잠긴 문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열쇠가 없으면 부숴야 하니까 詩 (2020년) 2020.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