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시장 알뜰시장 犬毛 趙源善 알몸으로 가서 구두 5,000원 양말 500원 속옷 500원 손수건 500원 바지 3,000원 허리띠 2,000원 남방 3,000원 지갑 3,000원 부채 2,000원 가방 3,000원 목걸이 1,000원 시계 3,000원 색안경 5,000원 모자 2,000원 지팡이 5,000원 도합 39,500원이면 한 시간 반 만에 멋쟁이 신사로 탈바꿈 한다 파장 무렵이.. 詩 (2010년 6월-12월) 2010.08.02
한 마디로 한 마디로 犬毛 趙源善 아들아! “목숨을 바친다.”는 말은 무조건 사기니라 재물도 명예도 권력도 의리도 사랑도 세상의 그 어느 것도 생명에 견줄 수 없단다 절대 네 입으로 뇌이지도 말고 믿지도 마라. <1007> 詩 (2010년 6월-12월) 2010.07.30
광장시장 광장시장 犬毛 趙源善 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안 사도 할 수 없는 노릇 일단 흥정이나 해 보자고 눈웃음 맞추는 가슴 푸근한 동네 오만가지가 다 여기 모였으니 하나님이 사람을 낚으시려 밑밥을 뿌린 곳이 바로 여기인가? 냄새 죽인다 와글와글 바글바글 지글지글 보글보글 몽땅 먹고 몽땅 사고 싶..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7
정리해고 정리해고 犬毛 趙源善 버리자니 아깝고 두자니 자리차지 차일피일 미루다가 별 것도 아닌 일이지만 과감히 해치웠습니다 눈 질끈 감고 정을 끊었지요 일년에 한번 입는 옷 일년에 한번 신는 신발 일년에 한번 쓰는 그릇 주섬주섬 내다 버렸습니다 속이 다 후련합니다 까짓것 일년에 한번만 아쉬워하..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7
못 못 犬毛 趙源善 가볍게 의자에 올라섰어요 쉽게 생각했지요 두 번이나 튀어나갔어요 아차차 손가락을 두들겼을 땐 눈물이 찔끔 나오더군요 오르락내리락 결국 집게로 잡고 조근 조근 달랬지요 벽이 그렇게 단단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고작 한 개를 무려 십오 분 걸렸는데 모가지까지 뻣뻣하더라고..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7
빨강에 미친 놈 빨강에 미친 놈 犬毛 趙源善 빨강 하늘 빨강 비 빨강 우산 빨강 모자 빨강 머리 빨강 핀 빨강 안경 빨강 눈 빨강 입술 빨강 목소리 빨강 귀걸이 빨강 얼굴 빨강 목걸이 빨강 옷 빨강 깃발 빨강 핏줄 빨강 심장 빨강 허리띠 빨강 손수건 빨강 지팡이 빨강 양말 빨강 구두 빨강 욕 빨강 노래 빨강 손뼉 빨강..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3
시인詩人 시인詩人 犬毛 趙源善 옹달샘이거나 구정물이거나 산토끼이거나 거북이이거나 송곳이거나 바늘이거나 밥이거나 똥이거나 약이거나 독이거나 천재거나 바보거나 살았거나 죽었거나. <1007>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0
역설逆說 역설逆說 犬毛 趙源善 당근으로 자란 말 전쟁에서 펄펄 뛰고 채찍으로 자란 말 전쟁에서 벌벌 기고 아이는 어려서 생각이 깊고 어른은 늙어서 생각이 얕고 법 앞에서 울고 매 앞에서 웃고 문은 높고 담은 낮고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고. <1007> 詩 (2010년 6월-12월) 2010.07.20
피서避暑 피서避暑 犬毛 趙源善 개미 한 마리가 풀잎을 살짝 흔들어 생긴 바람이 살금살금 볼을 타고 올라 살랑살랑 속눈썹을 스치니 가슴 깊은 곳까지 짜르르하다 지나온 여름들을 헤아려 이토록 시원한 적이 있었던가? <1007> 詩 (2010년 6월-12월) 2010.07.19
휘청거리는 다리 휘청거리는 다리 犬毛 趙源善 졸 졸 졸 오줌줄기에 휘청거리는 다리. 문득 거울 속 내 낡은 얼굴 위로 할아버님 얼굴 퐁당 아버님 얼굴 퐁당 빙글 빙글 빙글 물수제비가 뜬다. 콸 콸 콸 물소리에 또 휘청거리는 다리. <1007> 詩 (2010년 6월-12월) 2010.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