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 속
犬毛 趙源善
바리캉으로 박박 민 알대가리 여기저기 기계충 반점
쥐의 시체에서 잘라내야만 했던 꼬랑지
모두 모여 단체로 먹던 회충약
미국의 원조 샛노란 옥수수 가루 죽
카키색 군복 상이용사의 쇠갈고리 손
허리에 질끈 동여맨 책보자기
희거나 검거나 딱 두 가지 색깔 고무신
유엔 팔각 통 성냥
볏 집속에 가지런히 누운 계란 한 줄
바로 쓰면 청군 뒤집으면 백군 되는 운동회 모자
어디에나 사뿐히 자리 잡은 둥글 넙적 구수한 소똥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얼굴.
왜 갑자기 이런 생각들이 덧없이 불쑥불쑥 자꾸 떠오르느냐 말이다
아마도 내게 남은 날들이 얼마 안 되는 가 보다
이럴 때가 아니다
그래
오늘 지금 이 시간을 마음껏 즐겨야 한다.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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