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變身
犬毛 趙源善
밤
술 젖은
어느 날인가
깊은 잠 중에 문득
이러저러한 사연도 없이
몸이 도대체 움직여지질 않아
사방에서 나를 에워싼 떼거리가
술 붓고 손가락질하고 주먹질하고
침 뱉고 모래뿌리고 욕하고 돌 던지고
불로 지지고 칼로 찌르고 죽어라하고 두들겨 팬다
이로 씹다 이 빠지면 혀로 핥고 혀 닳아지면 눈으로 쪼고
눈 흐려지면 코로 킁킁거리고 코 헐면 귀로 버티고
귀까지 막혀 어쩌나? 그럼 손발로 더듬지
팔다리마저 잘리면? 껍질로 느껴야 돼
알몸뚱이 꼬락서니 진짜 비참 하구나
상처투성이 발랑 뒤집힌 벌레인간
허우적허우적 휑하니 나자빠져
꼼지락꼼지락 용쓰다가
덜컥 고개 떨어지니
한 많은 세상
끝이야
꿈.
술 끊어야겠다.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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