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변신變身

犬毛 - 개털 2009. 3. 3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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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變身

犬毛 趙源善



술 젖은

어느 날인가

깊은 잠 중에 문득

이러저러한 사연도 없이

몸이 도대체 움직여지질 않아

사방에서 나를 에워싼 떼거리가

술 붓고 손가락질하고 주먹질하고

침 뱉고 모래뿌리고 욕하고 돌 던지고

불로 지지고 칼로 찌르고 죽어라하고 두들겨 팬다

이로 씹다 이 빠지면 혀로 핥고 혀 닳아지면 눈으로 쪼고

눈 흐려지면 코로 킁킁거리고 코 헐면 귀로 버티고

귀까지 막혀 어쩌나? 그럼 손발로 더듬지

팔다리마저 잘리면? 껍질로 느껴야 돼

알몸뚱이 꼬락서니 진짜 비참 하구나

상처투성이 발랑 뒤집힌 벌레인간

허우적허우적 휑하니 나자빠져

꼼지락꼼지락 용쓰다가

덜컥 고개 떨어지니

한 많은 세상

끝이야

꿈.


술 끊어야겠다.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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