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犬毛/趙源善
새벽
방광膀胱이 보초교대를 하는 가
창검槍劍 빳빳이 꼬나들어 흔들어대니
이내 정수리에 구멍이 나고
하얀 의식意識이 좔좔
소용돌이로 쏟아져 나가니
어리석은 잠은
이제 패잔병敗殘兵이다.
어제의 전투戰鬪에서 부상負傷당한 무자비한 통증痛症들은
밤의 꿈으로 훨훨
저 먼 과거過去 속으로
이미 날아가 버린 게야
진짜로.
써늘한 빈 머리통 속에
오래전 사라진 십자가 하늘 탑의 아스라한 종소리를 동그랗게 사려 넣으며
저 멀리 천마산까지 내 발아래 쫙 깔린
연두 빛 봄 희망希望을
17층 아파트 옥상에 우뚝 서서
우적우적
씹어 삼킨다.
일단
오늘은 또 시작始作이야
어제 같지만 않기를 참으로 바라며
아주 크게
크게
숨을 들이 마신다
후 우 우.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