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
犬毛/趙源善
한밤중
짜릿 오줌 기별에 일어나기가 귀찮아
꾹 눌러 얄팍한 잠 청 하다가
뉘 앓는 소리인지 끙끙 꽤 깊이 들려
퍼뜩 놀라 깨어보니
아 아
바로 내가 전봇대 꼭대기 위태로운 까치둥지에 궁둥이를 걸치고 부들부들 떨고 있다
저 아래
시커먼 아스팔트가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는 어서 날아 보라 자꾸만 손짓 한다
입술이 비틀려 소리의 목을 조르는 통에 비명이 구멍 속에서 이미 죽었다
웬 비까지 줄줄 뿌리고
봄이라하여
아무렇게나 빙빙 도는 세상은
저기 어디 내 허리 춤 쯤에 재건축조합의 깃발을 꺾꽂이로 콱 박으면서
어 어
썩은 동아줄로 꽁지를 대충 묶어 눈치 보더니
환수할 건더기이익의 싹수없는 가련한 오십 줄 사타구니를
냅다
사정없이 발로 차버린다
무려 백배의 아우성으로
으아 - 악.
기어이
오줌보가 분수처럼 터져 버렸다
그 지독한 지린내가 황사에 실려 4월의 마음을 두들겨 팰 것이며
눈감고 널 뛸 사람들이 끝도 없이 길게 줄을 섰으니
5월의 몸은 아마
흥건히
피에 젖은 만신창이가 될 게다.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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