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나그네 만취滿醉하다.

犬毛 - 개털 2006. 4.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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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만취滿醉하다.

犬毛/趙源善



싱싱하니 물 오른 섬진강 처녀

산수유랑 매화랑 벚이랑 세 아가씨

색동치마저고리에 봄바람 잔뜩 들어

앞가슴 탱 탱

엉덩이 실룩 실룩

꼬리 살래살래 흔드는 데.


덩치 우람한 지리산 총각 

잠 덜 깨 눈 비비며 아직도 길게 자빠진 녀석

넘치는 힘 어쩔 줄 몰라

사타구니만 불룩 불룩

콧바람 킁킁

숫 비린내 펄펄 풍기니.



서로 질세라

그저 먼저 안아 달라고

산수유꽃 가슴 노랗게 불 지피고 나긋나긋

매화꽃 볼퉁이 빨갛게 연지곤지 칠하고 두근두근

벚꽃 양 손 하얗게 은하수 장갑 끼고 산들산들

눈 홀까닥 뒤집혀 아양떠는

세 년 암팡진 분 냄새 강굽이마다 물안개로 진동하고

세 년 나부끼는 꽃잎 산골짜기마다 폭죽처럼 찬란하게 흩날려.


봄나들이 천리 길

나그네

꽃바람 마시고 꽃 춤 속에 만취滿醉한다.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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