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만취滿醉하다.
犬毛/趙源善
싱싱하니 물 오른 섬진강 처녀
산수유랑 매화랑 벚이랑 세 아가씨
색동치마저고리에 봄바람 잔뜩 들어
앞가슴 탱 탱
엉덩이 실룩 실룩
꼬리 살래살래 흔드는 데.
덩치 우람한 지리산 총각
잠 덜 깨 눈 비비며 아직도 길게 자빠진 녀석
넘치는 힘 어쩔 줄 몰라
사타구니만 불룩 불룩
콧바람 킁킁
숫 비린내 펄펄 풍기니.
서로 질세라
그저 먼저 안아 달라고
산수유꽃 가슴 노랗게 불 지피고 나긋나긋
매화꽃 볼퉁이 빨갛게 연지곤지 칠하고 두근두근
벚꽃 양 손 하얗게 은하수 장갑 끼고 산들산들
눈 홀까닥 뒤집혀 아양떠는
세 년 암팡진 분 냄새 강굽이마다 물안개로 진동하고
세 년 나부끼는 꽃잎 산골짜기마다 폭죽처럼 찬란하게 흩날려.
봄나들이 천리 길
나그네
꽃바람 마시고 꽃 춤 속에 만취滿醉한다.
<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