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0 당신 犬毛/趙源善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그 시간이었지 그 행복. 온 바다를 퍼낼 용기 있었고 온 하늘을 들이마실 자신 넘쳤어 온 정신이 모두 자기에게 쏠렸지 온 천지가 다 당신으로만 보였다니까. 이판사판 뒤집던 시절 지나 이리도 그럭저럭 지나는 세상 이렇게 마주앉아 굴비라도 함께 뜯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6
*내 사랑 0 내 사랑 犬毛/趙源善 당신이 춥다하시니 내 것 남김없이 다 벗어 드렸지요 그래도 춥다하시니 내 살 껍질을 벗겨 드렸지요 아직도 춥다하시니 내 심장을 뚫고 혈관으로 흘러들어 오시구려. 둘이 - 부둥켜안은 채로 꽁꽁 얼어서 죽은 새벽을 흔들어 깨웁시다! 임이여. <06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1.03
아부 0 아부 犬毛/趙源善 내머릿속을인정사정안보고거침없이꿰뚫고드나드는점성사 내혀를길들여때마다입안에침을고이게하는요리사 내이러니저러니늘아픈고통의배를슬슬어루만져보듬어주는치료사 내깊숙한속옷을제맘대로막골라차곡차곡늘어놓는괴팍한디자이너 내칫솔로이를닦으면서도눈하나까딱..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0.14
*아내 0 아내 犬毛/趙源善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내가 참을 수 있는 건 단 한 사람 이십 팔년 함께한 그녀뿐. 개소리 늘어놓지 마 그냥 술이나 한잔 따르시지 그래 섭섭히 여기지 말라니까 어찌 자네와 비교가 되겠는가? 공처가라고? 웃기지 마. 내 생각은 분명하고 그게 당연해 웃긴다고? 넌 친구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1
이별연습의 결론 0 이별연습의 결론 犬毛/趙源善 하나 둘 셋 넷 겨우 네 번째 새벽인데 일 이 삼 사 악몽처럼 사만리四萬里 지겨운 장성長城 쌓느라 지쳐 축 늘어진 짓물러 허한 마음과 허기져 곯은 몸뚱이 희뿌연 안개가 토닥토닥 아주 살며시 다독거려줍니다. 눈 뜨자마자 바로 오늘 불행 끝 행복 시작입니다. 밤마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10
화상畵像 0 화상畵像 犬毛/趙源善 겨우 한 밤 지났는데 자꾸만 등때기가 가렵고 옆구리가 허전합니다 무얼 먹어도 벌떡벌떡 곤두서는 데다 입맛까지 씁쓰름하고 괜한 짜증이 부글부글 강아지란 놈 왼 종일 내 뒤꿈치만 졸졸거려 미칠 지경입니다 비행기타기가 죽기보다 싫은 해괴 요상한 병이라 이리저리 피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7
*서울 숲 소풍 0 서울 숲 소풍 犬毛/조원선 광장을 지나 깔깔 웃음을 하늘로 뿌려대는 분수대에서 우린 단번에 오십년을 떼어 내고는 신발을 벗어 한 짝씩 양 손에 들고 헨젤과 그레텔처럼 온 숲 속을 빙글빙글 앞서거니 뒤서거니 꽃사슴이 우릴 구경하데요 모두들 빙긋이 웃는 얼굴 오랜만에 재잘재잘 아내의 수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4
민주공화국 0 민주공화국民主共和國 犬毛/趙源善 급여일給與日 거실 분위기雰圍氣 눈치조사調査 결과 1. 내 생각도 대충 그러하다 2. 딸년 생각도 거의 그러하리라 3. 아들놈 생각도 아마 그러하리라 4. 강아지 생각은 당연히 그러하리라 5. 누구누구만 그게 아니라며 나를 짐짓 지지한다지만. 평소平素에도 마찬가..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6.24
도배 0 도배 犬毛 / 趙源善 얼마 전 새 여름 맞이로 그게 요즘 유행이라나? 거실 벽 한 면을 환하게 천으로 장식하자하여 손 맞잡고 동대문 시장 갔다가 아이고야 이리저리 끌려 다니느라 발바닥에 불났지만 물냉면 죽이는 맛으로 가까스로 참았었다 차일피일타가 오늘 날 잡았다하여 낚시도 못가고 코 꼈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6.03
당신 0 당신 犬毛/趙源善 품에 안았지만 가슴 속 거기도 너무 먼 듯 해 아예 눈 안에 넣어버렸소. <0604>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