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난
犬毛 趙源善
삑 하면 머리털 끝까지 이내 환해지고
삑 하면 발바닥 밑까지 이내 어두워지고
오늘 지금 이 시간에 갑자기 그것이 새삼 신기한 까닭은 무엇일까?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일곱 번 여덟 번 아홉 번 열 번 삑 해 본다
“저 영감 하여튼 싱겁기는, 일 없이 왜 또 이상한 짓거리요? 어서 주무시라니까!”
여기서 꼭 누르면 저기서 금방 삑 소리 나며 불 켜지고
여기서 꼭 누르면 저기서 금방 삑 소리 나며 불 꺼지고
쉰일곱 살을 네 살로 되돌려놓는 전깃불 장난은 엄청나게 재미있다
제정신이 아니라고요?
글쎄올시다!
생각대로 해서 나 기분 좋으면 되는 거지 뭐
히 히 히.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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