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동풍馬耳東風 0 마이동풍馬耳東風 犬毛/趙源善 마패馬牌 잃어버린 지 오래라 이근耳根 뭉그러져 아무 소리도 못 들으니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 큰 동티날까 두려워 풍風 맞기 전에 쓴 머위 즙汁이나 한잔.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11
겨울 0 겨울 犬毛/趙源善 어김없이 놈이 또 나타났다 손톱 세우고. 육교 참 한구석에도 해가 숨었다 색안경 속으로 자꾸 먼지를 들이미는 바람 벌거벗은 백동전들이 가로등 흘린 빛을 마시고 미운털로 중뿔나게 허기진 창자가 아귀아귀 춤을 춘다. 짧은치마 빨쪽하니 아가씨 천 졸다 누군지 모르는 귀 떨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10
벽에 금이 가는 걸까? 0 벽에 금이 가는 걸까? 犬毛/趙源善 어쩌면 좋을까. 날이 한 날 한 날 가더니 해가 한 해 한 해 가더니 이제는 뒤집어져 똑 같다 정말 똑 같다 아내와 나. 내가 젤로 좋아하는 것 1번부터 10번까지와 아내가 젤로 싫어하는 것 1번부터 10번까지가 순서도 완벽하게 아주 똑 같다. 어쩌면 좋을까.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9
김치와 빈대 0 김치와 빈대 犬毛/趙源善 미스코리아 비키니 심사 늘씬하니 쭉쭉 빵빵 싱싱하니 미끈 탱탱 진초록 한여름 빛깔 하얗게 고운 속살 뽀시시 연지곤지 분단장하고 단풍처럼 새빨간 입술 김치아가씨! 어쩌라고 보글보글 지글지글 먹으랬다 말랬다 앗다 그래 여태껏 물고 빨은 게 그건데 그럼 뭘 먹으라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9
귓속말 0 귓속말 犬毛/趙源善 쉬 잇 귀 좀 빌려줘. 있잖아! 내가 가르마를 이쪽으로 타거나 말거나 거시기를 우측으로 놓거나 말거나 비빔밥을 비벼 먹거나 말거나 지름길로 가거나 말거나 웃거나 말거나 울거나 말거나 너나 잘 해 알았지?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8
김샌 밤 0 김샌 밤 犬毛/趙源善 오늘 좀 기분이 그렇다 아홉시 뉴스 지저분해서 보다말고 일찌감치 자리 펴고 누워 유선방송과 리모콘 씨름해도 그다지 신통치 않아 짤까닥 짤까닥 다 꺼버리고 잠을 청 한다 그저 잠이 보배지 코까지 골며 잠든 강아지 등때기가 참 따사하다 볼때기에 무언가 스치는 순간 폭격..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7
쏴라 0 쏴라! 犬毛/趙源善 저기 겨울이 온대. 산사람 제 뱉은 말이 바람으로 추워 옷 자꾸 껴입고 그 사람 누군지 나도 몰라 죽은 사람 제 지은 죄가 재로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지 그 사람도 누군지 정말 모른다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고 되는대로 살수밖에 없는 게 요즘 세상이여 모가지 잘린 플라타너스 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6
광릉 숲 나들이 0 광릉 숲 나들이 犬毛/趙源善 봉선사 앞 뜰 단풍나무 늦가을 대운동회 너무너무 신바람 엎치락뒤치락 쌍코피 터져 산자락 온통 빨강 피로 적셨다. 아 하 부처님 손바닥 나무관세음보살.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5
국화 전시회 0 국화 전시회 犬毛/趙源善 난 날 이해하기 어렵다 참 이상해 왜 남들이랑 이리 다른지. 네 살 사내놈 싱그러운 고추 뽀얀 쌀 막걸리 한잔과 상큼한 홍어무침 한 점 이발소 달력속의 이팔 풋 소녀 까무잡잡한 젖꼭지 일천짜리 파란 컵 생맥주 한잔과 윤기 잘잘 흐르는 땅콩 두알 퍼질러진 아줌마 허옇고..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5
충고 0 충고 犬毛/趙源善 진정 원한다면 일단 당당히 겉으로 드러내야지 혼자 속 끓이지 말고 그게 다 달기만한 건 아니야 혀나 눈보다도 마음인걸 알아야해 어쩌면 죽을 때 까지 가슴에 묻어야 할지도 몰라 살 베이는 아픔 있더라도 참아야 되고 눈물에이는 슬픔 있더라도 소리죽여 울어야해 혹시나 함빡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