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쏴라

犬毛 - 개털 2005. 11. 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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쏴라!


犬毛/趙源善



저기

겨울이 온대.


산사람 제 뱉은 말이 바람으로 추워 옷 자꾸 껴입고

그 사람 누군지 나도 몰라

죽은 사람 제 지은 죄가 재로 녹아 땅속으로 스며들지

그 사람도 누군지 정말 모른다니까

뭐가 뭔지도 모르고 되는대로 살수밖에 없는 게 요즘 세상이여

모가지 잘린 플라타너스 발가벗겨져 달달 떨다가

겨우 썩은 국물 한 모금 얻어먹는 거

연말정산 아시나?

히 히 히

버텨 보려고 아예 하지마

버둥거려도 안달 떨어도 다 헛일

절 받고 손뼉 쳐주니까 노래하고 돈 달라는 거여

아이구 야!

어쩔 거여?

만사가 다 귀찮으니

그냥 이 저녁엔 회충약이나 먹고 자빠지자.


하늘아!

11월 오늘 이 밤

어여

첫눈이나 한방

쏘렴.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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