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김샌 밤

犬毛 - 개털 2005. 11.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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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샌 밤


犬毛/趙源善


 

오늘 좀 기분이 그렇다

아홉시 뉴스 지저분해서 보다말고

일찌감치 자리 펴고 누워 유선방송과 리모콘 씨름해도

그다지 신통치 않아

짤까닥 짤까닥 다 꺼버리고 잠을 청 한다

그저 잠이 보배지

코까지 골며 잠든 강아지 등때기가 참 따사하다

볼때기에 무언가 스치는 순간 폭격기소리 앵 하기에

후다닥 내 뺨을 쳤는데 감촉 없음

못 잡았다

벌떡 일어나 불 키고 돋보기 끼고 살충제 집어 들고 보니

(이것이 내 깐에는 무지하게 빠른 일련의 동작이었지만)

모기는 벌써 사라졌으니

“옛날의 당신이 아니네! 호 호 호!”

안 주무셨나?

이런.


오늘밤

모기새끼에게까지 한 희롱당해

또 서글프다

김새는 바람에

잠 죽었다

말똥말똥.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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