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샌 밤
犬毛/趙源善
오늘 좀 기분이 그렇다
아홉시 뉴스 지저분해서 보다말고
일찌감치 자리 펴고 누워 유선방송과 리모콘 씨름해도
그다지 신통치 않아
짤까닥 짤까닥 다 꺼버리고 잠을 청 한다
그저 잠이 보배지
코까지 골며 잠든 강아지 등때기가 참 따사하다
볼때기에 무언가 스치는 순간 폭격기소리 앵 하기에
후다닥 내 뺨을 쳤는데 감촉 없음
못 잡았다
벌떡 일어나 불 키고 돋보기 끼고 살충제 집어 들고 보니
(이것이 내 깐에는 무지하게 빠른 일련의 동작이었지만)
모기는 벌써 사라졌으니
“옛날의 당신이 아니네! 호 호 호!”
안 주무셨나?
이런.
난
오늘밤
모기새끼에게까지 한 희롱당해
또 서글프다
김새는 바람에
잠 죽었다
말똥말똥.
<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