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0 선택 犬毛/ 趙 源善 침을 흘리게 한다 혀를 꼬이게 한다 눈을 흐리게 한다 맘을 삐뚤게 한다 흠을 들추게 한다 남을 비웃게 한다 떼를 부리게 한다 깡을 세우게 한다 욕을 내뱉게 한다 기를 꼴리게 한다 돈을 뿌리게 한다 칼을 만지게 한다 피를 보이게 한다 속을 뒤집게 한다 뇌를 미치게 한다 그리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8
전봇대 0 전봇대 犬毛/趙源善 거기 늘 그렇게 서 있었는데. 손뼉과 어깨춤이 튀고 악다구니가 에누리되던 좌판의 노래 소리 세상 오만가지 없는 게 없는 곳 바로 여기 지갑 꼭 움켜쥐고 이리로 저리로 주섬주섬 사람에 묻혀 하루를 밀거니 당기거니 내가 산 게 가장 싸고 실한 물건이라 바가지 썼어도 좋아 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8
*경이驚異 0 경이驚異 犬毛/趙源善 내 인체도시人體都市의 어느 잡것이 달짝지근하다고 흥청망청 밤낮없이 지랄발광 하더니만 기어이 하수도下水道가 막혔다. 나는 내가 60조兆 개個의 세포細胞 - 우리 - 로 뭉쳐진 엄청난 덩어리임을 몰랐다 단 한개 바이러스의 감염에 수백만 개의 우리가 단숨에 파괴破壞됨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5
소주 때문에 0 소주 때문에 犬毛/趙源善 마치 동물원 악어나 구렁이를 바라보는 눈으로 지금 나를 그렇게 바라보고 애나 어른이나 슬금슬금 지나쳐갑니다. 가랑이에 소주 두 병 끼고 지구를 깔고 앉아 하늘을 머리에 이고 병나발을 불면 “미친 놈!”이라 낮달이 손가락질하고 “또 시작이군!”하며 해도 숨어버립..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4
거시기 만세 0 거시기 만세! 犬毛/趙源善 거시기 수술 뒤 마무리기간이 너무나 길어 환부에 거즈를 자주 갈아대야 되는 데 거시기 아픈 건 접어놓고 참 불편하고 귀찮고 냄새까지 역하고 거시기 진짜 짜증납니다. 그런데 큰일 났습니다 오산 처삼촌 댁에 급한 볼일이 생겼으니. 궁리 끝에 아내에게 한개 얻어 거시..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1
축구 0 축구 犬毛/趙源善 공은 동그란 거여 이 사람아! 노란 완장腕章이 제일第一도 아니요 힘의 상징象徵도 아님을 아시는지 다만 주장일 뿐. 두들겨 패는 강도强度와 각도角度와 속도速度와 방향方向따라 거기다 바람까지 곁들이고 순간포착瞬間捕捉도 아주 중요하지 마음도 비워야해 엄청난 훈련訓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1
몸부림 0 몸부림 犬毛/趙源善 산 낙지가 전신을 비틀며 타이타닉처럼 몸부림치지만 그걸 맛이라고 질겅질겅 씹는 놈이 바로 나. 가만히 눈 감고 생각해보니. 세상 더러운 쓰레기 불 아궁이속에서 알몸으로 구워져가며 펄떡펄떡 하늘에 대고 팔뚝질하는 놈도 바로 나.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21
마지막 장사 0 마지막 장사 犬毛/趙源善 찹쌀떡이나 메밀묵 같은 건 이제 안 판다. 요즘은 난자卵子나 신장腎臟을 팔지.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17
나 따라 해 봐라 0 나 따라 해봐라 犬毛/趙源善 눈 내려 뜰 필요 없다. 금金싸라기 땅도 없고 금金강남에 살지도 못하며 금金연줄도 없고 금金두꺼비는 물론 금金이빨조차 없고 딱 금金반지 하나 뿐. 주전자에 그놈을 넣고 펄펄 끓여서 나 날마다 금金물만 꿀꺽 꿀꺽 마시니 얼굴때깔 마음빛깔 똥 색깔까지 싯누렇다.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15
너 0 너 犬毛/趙源善 도대체 뭐 길래. 인삼도 아니면서 열불 피우고 양파도 아니면서 눈물 빼가고 겨자도 아니면서 혀를 에이고 송곳도 아니면서 구멍 후비고 화살도 아니면서 가슴 꽂히고 소주도 아니면서 뱃속 뒤집고 거기다 양귀비도 아니면서 혼까지 앗아 가는가. 나를 죽여라. <0511>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5.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