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바람 0 물과 바람 犬毛/趙源善 잔뜩 세상에 취해 저 높은 곳에서부터 우당당 쿵탕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벌러덩 뒤로 자빠져 어쩌지 못하는 눈으로 해와 별을 말끔히 바라보며 고요히 흘러 선천성 고음불가高音不可 밤낮으로 똑같은 노래 부르지 한결같이 물 그놈만 늘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그저 종잡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9
화상畵像 0 화상畵像 犬毛/趙源善 겨우 한 밤 지났는데 자꾸만 등때기가 가렵고 옆구리가 허전합니다 무얼 먹어도 벌떡벌떡 곤두서는 데다 입맛까지 씁쓰름하고 괜한 짜증이 부글부글 강아지란 놈 왼 종일 내 뒤꿈치만 졸졸거려 미칠 지경입니다 비행기타기가 죽기보다 싫은 해괴 요상한 병이라 이리저리 피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7
쓰레기 0 쓰레기 犬毛/趙源善 쓰레기 속에 섞였다고 무조건 다 쓰레기는 아니야 네 생각에 쓰레기일 뿐 당장 쓸모없다고 쓰레기로 몰아버리면 안돼 쓰레기도 그 나름대로의 향이 있더라고 공짜로 세상 공부하는 곳으로는 쓰레기더미가 제일이라니까 여기저기 이것저것 온갖 쓰레기를 보고 배우고 느껴 봐 구..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7
*둥글둥글 0 둥글둥글 犬毛/趙源善 산에 오르면 나물을 캐고 들에 나가면 푸성귀를 뜯고 냇가에 가면 모래무지를 낚고 바다로 나가면 생선회를 뜨고 하늘위로 날아오르면 흰 구름을 실컷 마셔라. 돈이나 힘이나 뭐 그런 것 좀 있다고 촐랑대거나 입만 살아 나불거리지 말고 아무쪼록 그저 주는 대로 맛나게 먹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5
왕 0 왕 犬毛/趙源善 눈이 커서 부리부리 왕눈이에 아주 잘생긴 귀골 왕상相이라 어려서 이미 구슬치기와 닭싸움 왕이요 동네 골목을 누벼 휘어잡던 꼬마왕초였고 왕가에서 설립한 고등학교를 다녔으며 대학시절 밤늦게만 다닌다고 어머님이 왕거미라고 부르셨었지 몸 만든다고 한 때 뱃가죽위에 뚜렷..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5
*판단 0 판단 犬毛/趙源善 옹졸하다 속 좁다 꽉 막혔다 너무 뾰족하다 성질 더럽다 그릇이 작다 너저분하다 약질이다 제멋대로다 착해 터졌다 주정뱅이다 외고집이다 똥배짱이다 의리 있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이다 무뚝뚝하다 두뇌회전이 빠르다 면도칼이다 재미있다 건강하다 막 밀어 붙인다 치밀하다 꽉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4
꿈속의 사랑 0 꿈속의 사랑 犬毛/趙源善 이봐! 누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저 만큼 멀리서 두고두고 마음대로 꿈속에 가져야 오래오래 가는 게야. 날름 품에 안아버리면 그건 순간일 뿐 가져버린 후 늘 불안하니 보다 영원히 자유로이 바라보는 그게 진짜라니까. 모르면 그만두셔. <06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4
*후회 0 후회 犬毛/趙源善 맹세코 나는 왕을 뽑은 적은 없어 그저 여럿 중에 하나 골라야하니 어쩔 수 없이 손뼉 한번 친 게 큰 죄가 되었지 원래, 충복充腹과 왕王은 같은 사람이야. 변명되나? <06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4
밤 0 밤 犬毛/趙源善 이 불같은 밤 엎치락뒤치락 절절매며 깜박깜박 비몽사몽 헤매다 퍼뜩 아래층 담배연기 한줄기로 이게 웬 일? 나 작렬하는 붉은 악마들 한 떼 가운데 달랑 엉덩이 깐 채 양변기 타고 쭈그려 앉아있으니 등줄기에 뜨끈한 피가 땀처럼 줄줄 흐르는 듯 고래고래 함성 귀청을 때리고 이 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3
출가 0 출가出嫁 犬毛/趙源善 아가야 더러운 데서 아무렇게나 놀지 마라 하얗게 살아야 한다 정당正當한 네 것 아니면 절대 만지지 말며 아니 아예 바라보지도 마라 차라리 없는 대로 버티고 견디어 끈질기게 살다가 정 못 먹어 배고프면 그 땐 그도 다 네 탓이니 그냥 굶어 죽어라. <06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