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바람
犬毛/趙源善
잔뜩
세상에 취해
저 높은 곳에서부터
우당당 쿵탕 이리저리 비틀거리다가
벌러덩 뒤로 자빠져
어쩌지 못하는 눈으로 해와 별을 말끔히 바라보며
고요히 흘러
선천성 고음불가高音不可
밤낮으로 똑같은 노래 부르지
한결같이
물
그놈만 늘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
그저
종잡을 수 없는 건
겨우 나비 날갯짓으로 시작되어
제 꼴리는 대로
위아래 양옆 아무데나 휘젓고 지랄발광 날뛰다가
매운 고추나 어설프게 흔들어 빨고
벌건 침 뚝 뚝
눈 까뒤집혀 돌아가
후천성 저음불가低音不可
먹구름 속에서 악쓰고 헤매는
미쳐버린
바람
그놈은 아무도 못 말리지.
<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