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 0 각설탕 犬毛/趙源善 좌우지간 맨 처음 첫맛이 제일 달지 평생 잊지 못하는 거야 자꾸 더 먹으면 먹을수록 그 맛이 안 나와 쓴 약도 똑같이 첫맛이 제일 쓴 거야 살아 숨쉬는 생명체라면 종種이 비록 달라도 서로 진한 사랑을 나눌 수 있어 달디 단 기쁨과 쓰디 쓴 슬픔을 함께 오래도록 그런데 순식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9.02
*아내 0 아내 犬毛/趙源善 나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마 내가 참을 수 있는 건 단 한 사람 이십 팔년 함께한 그녀뿐. 개소리 늘어놓지 마 그냥 술이나 한잔 따르시지 그래 섭섭히 여기지 말라니까 어찌 자네와 비교가 되겠는가? 공처가라고? 웃기지 마. 내 생각은 분명하고 그게 당연해 웃긴다고? 넌 친구고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1
면발 0 면발 犬毛/趙源善 빛깔 좋고 냄새 구수하다고 나무젓가락으로 둘둘 쓱쓱 비비기만 하면 다 똑같이 그 맛은 아니야 이마에 수건 질끈 감고 땀 뻘뻘 흘리며 팔 걷어붙여 우람한 알통 울룩불룩 휘리릭 돌려 잡아당겨 척척 접고 우당탕 때려 또 휘리릭 돌려 잡아당겨 척척 접고 우당탕 때려 또 휘리릭 돌..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1
소리 0 소리 犬毛/趙源善 줄행랑 놓은 놈 꽁지도 뵈지 않는다. 구름 꼭대기 나 홀로 달랑 매달린 열기구에 바람피우는 버너소리 누렇게 물감 칠해져가는 이천평야 벼 한 알 한 알 익어가는 풀벌레소리 팔당댐 수문 아래로 머리 처박고 죽어라 낙수하는 한강 물소리 머플러 개조한 미친 오토바이 똥구멍 찢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1
촛불 0 촛불 犬毛/趙源善 어찌 시작이 그리되어 비록 몸뚱이 좀 비뚜름한 듯해도 꽃만큼은 곧바로 치세우는 아주 진실한 독불장군 불면 부는 대로 춤이 현란하지만 바람 자면 아주 꼿꼿이 칠흑을 즐겨 홀로 제 몸 농으로 뚝뚝 태우는 마치 깃발처럼 절개 도도한 등대 단 한줄기 혈관을 따라 뭉클뭉클 빙어같..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30
*걱정 0 걱정 犬毛/趙源善 나는내가끄적이며쓰는게시인지시아닌지잘모른다 그저누가읽어주면다행이고안읽어주면할수없고나 와같은느낌을가지면다행이요안가지면할수없는노 릇이라생각한다남들은제가끔등단했다고초면에무 슨무슨시인이라명함내놓으며으스대는데난그런거 아예만들지도않았으며또아..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짝짝이 0 짝짝이 犬毛/趙源善 술한잔걸치고거나해서비치럭거리며들어오다빗방울맞으며쭈그린길가노점상 이딱해이거공장들어먹어그냥드리는거나다름없다는슬리퍼한켤레를이천원주 고샀는데아침에보니이게짝짝이아닌가그러면그렇치술김에무슨정신이있나당 신하는일이모두다변변치못해요나이값을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참 0 참 犬毛/趙源善 참, 참으로 저기 저 참나무 불로 다 끄슬린 참담慘憺한 가운데 우뚝 참 서글프게 서서 길게 징징거리는 참매미 울음소리에도 홀로 참연&#23940;然하다. <0608>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9
버티기 0 버티기 犬毛/ 趙源善 앗다 신문 보다말고 손등에 가시가 들었는지 몹시 따끔따끔 만져보면 아픈데 까뒤집고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아무것도 안 보여요 돋보기안경 다리나사가 헐거워 어찌 좀 죄어보려는데 더듬더듬 딴 돋보기를 주워 쓰고도 또 드라이버 잡은 손끝이 무뎌 찔끔찔끔 진땀이 나요 답..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8
*체념 0 체념 犬毛/趙源善 저 거울 속에 못난 내가 물끄러미 들어있는 데. 쭈글쭈글한 주름사이 검버섯 싹이 죽순처럼 돋아나고 털 다 빠진 민머리에 음흉한 말 조각들이 뒤엉킨 채 매사에 허튼 욕망이 가득하여 배만 볼록한 잔챙이 휘파람에도 허리 휘고 다리까지 저려 찌든 구린내에 양 눈의 초점이 흐릿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