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0 유통기한流通期限 犬毛/趙源善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피에는 피 먹는 것 가지고 돈에 미쳐 못된 짓하는 작자들 그게 무엇이든 간에 꾸역꾸역 그놈에게 다 먹여 배 터져 썩어 뒤집고 죽어도 싸다 그래야 해. 세상사는 것도 똑 같지. 눈알 빨개지고 속 검어지면서 구린 냄새나기 시작하면 정승판서 스승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2
*닭고기 0 닭고기 犬毛/趙源善 자 모이세요! “이쯤 하고 - 이게 닭갈비에요. 어때요?” 귀 막고 눈 가린 멀쩡한 벙어리들이 입맛 다시며 고개 끄덕끄덕 신나게 손뼉 칩니다. 동네마다 노는 취향이 다르다지만 닭의 갈비에는 먹을 만한 고기가 안 붙었음을 아시죠? 닭의 가슴살이 지독히 맛없는 것도 아시죠? 닭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8.01
흐 흐 흐 0 흐 흐 흐 犬毛/趙源善 요즘 꽤 웃기는 일이 종종 있다 저기 어디 시장골목 왕대포집에 가면 싼 순대국밥은 개같이 사는 나 혼자만 의젓하게 숟가락질 하는데 비싼 순대술국은 정승政丞들이 떼 지어 더러운 숟가락 입질로 들랑거리니 싼 순대국밥이 비싼 순대술국보다 훨씬 더 맛나고 훨씬 더 정갈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31
*속내 0 속내 犬毛/趙源善 끄트머리나 쪼가리가 비죽 조금이라도 틈새로 비집고 드러나면 그건 이미 속내가 아니지 하물며 반절이 다 드러난 걸 속내라고 밀고 나가면 그건 어리석은 짓 기왕 벗으려면 홀라당 다 벗고 넙죽 엎드려야 눈요기라도 하지 어물어물 적당히 음습한 비밀만 꼬불치려하면 되나 전혀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31
아시나요? 0 아시나요? 犬毛/趙源善 있잖아요? 아랫것이라고 우습게보면 안돼요 차라리 양말이 훨씬 나을 지도 몰라요 꼭대기에서 내려만 본다고 으스대지 말라니까요 모양새야 아주 좋지요 첫눈에 드러나거든요 뭇 시선의 세례를 받는다는 것이 그리 좋은 건 아니지요 욕도 다 그리로 몰려가고 구정물을 뒤집..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30
*헤어짐 0 헤어짐 犬毛/趙源善 바야흐로 사랑과 증오는 한 끝 차이로 완전히 뒤집어지는 분명한 상황 그런데 물불을 안 가리는 건 완벽한 공통점 그리하여 이쪽은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콸콸 헤어져야 저쪽은 너무나 증오하기 때문에 활활 헤어져야 사랑도 증오도 모두 헤어져야하는 결론이라면 이상한 거..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8
양치질 0 양치질 犬毛/趙源善 십년고개 넘으며 여기저기 부스럭부스럭 비실비실 삼년 뒤 폐차장에서 종이 한 장 들고 나오며 안쓰러운 정 때문에 눈물 철철 나더이다. 눈 안 보여 가물가물 소리 못 들어 머뭇머뭇 손 떨려 더듬더듬 그나마 잘 먹는 입 웬 냄새 꾸역꾸역 얼굴 검버섯 꽃 비죽비죽 육교만 올라도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5
*서울 숲 소풍 0 서울 숲 소풍 犬毛/조원선 광장을 지나 깔깔 웃음을 하늘로 뿌려대는 분수대에서 우린 단번에 오십년을 떼어 내고는 신발을 벗어 한 짝씩 양 손에 들고 헨젤과 그레텔처럼 온 숲 속을 빙글빙글 앞서거니 뒤서거니 꽃사슴이 우릴 구경하데요 모두들 빙긋이 웃는 얼굴 오랜만에 재잘재잘 아내의 수다..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4
*어떡하라고 0 어떡하라고 犬毛/趙源善 고운 놈 미운 놈 목욕할 땐 다 똑같이 홀랑 벗듯이 세끼 밥 다 똑같이 먹고 떡도 매도 다 똑같이 나눠 주어야 아비 어미 맘이 다 똑같이 그렇고 선생 맘도 당연히 그러하지 하물며 돈 뿌린 놈 돈 먹은 놈 법 앞에서 그것도 판사 검사가 아무렇게나 어깨동무로 놀고먹으면 쓰나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2
공부 0 공부 犬毛/趙源善 오늘도 또 날씨가 꿀찌럭 꿀찌럭 합니다. 늘 하는 일이라 다소 싫증도 나지만 언제나 처럼 할머니 속곳주머니 같은 내 보물 창고를 열고 불쑥 1번지를 짚어 “가”를 찾았습니다. 틀어잡고 앉은 지 워낙 오래된 골목이라 꽤나 꼬불꼬불 복잡하고 집집마다 거느린 식구도 줄줄이 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