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0 두통 犬毛/趙源善 나는 대충 나를 안다. 어젯밤 두시에 들어와서 휘청휘청 바지도 못 벗고 아내에게 꿀밤을 맞았다 이렇게 산다 웃기는 꼬락서니의 나를 내가 늘 반성하면서 “그러다 죽어. 당신! ” 백번 맞는 지당한 말씀이지만 어쩌라고? 술 속에 진리가 있는데 아 그걸 내가 찾겠다는데 뭘? 내 맘..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30
*그이 0 그이 犬毛/趙源善 좀 힘든 때도 있었지만 잘나가던 우리 그이가 어찌어찌 성공 했어요 사장되더니만 돈 좀 주물럭거리면서 휘딱 뭔가 달라지데요 요즘은 아예 이상한 정도를 넘어 섰어요 이러니저러니 말도 안 되는 억지이유를 붙여 쳐다보지도 않는 곳에다 되지도 않는 시비를 이리 뒤집고 또 금방..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30
연鳶 0 연鳶 犬毛/趙源善 어딘가에 비끄러매어짐 없이 마구 슬슬 신나게 풀어지면 훨훨 - 훨훨 바람타고 구름을 발아래 놓아 한없이 기고만장 자유로울 것 같지 허나 얼레 줄은 반드시 끄트머리가 있기 마련 팽팽히 버티다 우두두둑 끊어지면 아주 비참하게 곤두박질친다는 사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9
구두 0 구두 犬毛/趙源善 비 뿌린 구정물 질척이는 진흙탕이나 낙엽 버석거리는 돌담아래 흰 눈밭이나 반짝이는 대리석위도 아무데나 다 좋아요 제게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요 싫다 좋다 마다할 처지 못 되니 늘 짓밟히면서 그저 가자하면 주인님 이끄시는 대로 저벅저벅 또는 살금살금 돌아다니는 게 주어..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8
맛 0 맛 犬毛/趙源善 술이 맵다 쓰다 떫다 달다하는 것은 각자 입맛에 관한 제 나름대로의 쪼가리 생각이라 그런 줄 아시면 촐랑촐랑 이게 옳다 저게 그르다 멋대로 논論하지 마시라. 덜 여문 혀로 아직 술맛도 모르는 임이시니 하물며 어찌 다른 맛을 아시겠소이까.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8
*군침 0 군침 犬毛/趙源善 애들처럼 쏙 집어물고 쪽 쪽 쪽 빨고 싶었는데 앗다 그놈 체면 때문에 조-물락 조-물락 속주머니 고이 품었다가 끈적끈적 녹아 버렸다. 빨대사탕.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7
*이기利己 0 이기利己 犬毛/趙源善 아 아 남의 것들이야 몽땅 아무래도 좋아 눈 꽉 감는 거야 예쁘면 뭘 해? 나랑 아무 상관없어 또 미우면 뭘 해? 나랑 아무 상관없는 건 마찬가지라니까 내 것 이외에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 당장 내 몸 한구석에 피 줄줄 난다거나 내 신발 한 짝을 홀까닥 벗겨간다거나 내가 밥 한 ..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7
*참아라 0 참아라 犬毛/趙源善 지는 달이나 뜨는 해가 네게 무어라 말 하더냐? 공연히 네 허튼 짐작으로 이러쿵저러쿵하는 게지 더 이상 만지작거리지 마라 대충 얼버무려 꿰매고 말아야지 그게 그러다가 긁어 부스럼 된단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7
*세상살기 0 세상 살기 犬毛/趙源善 어느 분은 말로만 살고 어떤 임은 글로만 살고 어느 놈은 술로만 살고 어떤 자는 욕으로만 산다. 누구든지 큰 머리 한 개에 귀 두개 눈 두개 코 한개 입도 겨우 한개 인데.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6
선물 0 선물 犬毛/趙源善 온 세상이 휘황 찬란히 반짝이는 날 여태껏 저에게 베푸신 임의 사랑 그 사랑 꼭 다섯 배로 담아 돌려드리렵니다 우리를 위해 피 흘려 목숨 바치신 예수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요. 사랑 합니다 사랑 합니다 사랑 합니다 사랑 합니다 사랑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0612> 詩 2010.6월 이전(플래닛에서 이동) 2006.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