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犬毛/趙源善
나는
대충
나를 안다.
어젯밤 두시에 들어와서 휘청휘청 바지도 못 벗고 아내에게 꿀밤을 맞았다
이렇게 산다
웃기는 꼬락서니의 나를 내가 늘 반성하면서
“그러다 죽어. 당신! ”
백번 맞는 지당한 말씀이지만
어쩌라고?
술 속에 진리가 있는데
아 그걸 내가 찾겠다는데 뭘? 내 맘이야 내 맘!
기실, 건져내지도 못하면서
엄청나게 나 아닌 사람들이랑 친해보려고 아양을 떨어보지만
그게 고양이 꼬리 흔들기다
웃긴다 웃겨
거 참 이상하지
아무리 애써도
날이면 날마다 나는 점점 더 외로워지니
이야기 듣기도 싫고 권하는 술도 맛없고 말하기도 싫고
쯔 쯔
그러니 자작 술이나 처먹으면서 건너편 바람벽 차림표나 외우는 거야
대大가 오 만원 중中이 삼 만원 소小가 이 만원
아 - 이 C - 발!
그게 왜 그렇게 되는 지 난 몰라
정말 몰라
접시는 비워지고 자꾸 쌓이는 건 술병뿐, 재떨이만 더러워지는 거야.
“당신 비정상이야!”
참으로
아내가 값진 진리를 건졌다.
그래 맞다
나 정말 미친놈이다
아 아!
머리 아프다
어쩌누?
<0612>